검수완박 위기서 새 정부 맞은 검찰..'수사권 지키기' 가능할까

김종훈 기자, 정경훈 기자 2022. 5. 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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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 검수완박까지 시한 4개월..헌법재판 등 전방위 대응하며 중요 수사 이어나갈 듯
/사진=뉴스1

10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검찰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검찰총장 공백 상황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위기에 놓인 검찰이 수사권을 지켜내면서 중요 사건 수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검수완박은 개헌 수준의 입법" 새 정부 검찰, 헌법재판 적극 대응할 듯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9월 검찰 직접 수사권은 부패·경제 등 2개 분야로 축소된다. 검수완박 입법 저지에 실패한 검찰은 정치권에서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통해 검찰 수사권을 지켜내겠다는 입장이다.

권한쟁의심판의 쟁점은 검수완박 법안 처리 절차가 정당했는지,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는지 등 두 가지로 좁혀질 전망이다.

법조계는 헌법 제12조 제3항에 대한 해석을 주목하고 있다. 이 조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대해서는 영장은 강제수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 수사권이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우려되는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감독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는 해석 등 의견이 분분하다. 전자에 따른다면 검수완박 법률에 대해서는 위헌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권한쟁의심판이 제때 끝나지 않을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령 제정을 통해 검찰 수사영역 보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아직 검찰이 직접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부패·경제범죄는 대통령령으로 정의하도록 규정됐기 때문이다.

검찰에 주어진 시간 4개월…'산업부 블랙리스트' 종결 가능한가

검수완박 법이 정식 공포됨에 따라 검찰이 산업부 블랙리스트 등 중요 사건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는 시한은 일단 4개월로 정해졌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문재인정부 초기 청와대에서 점 찍은 인사들을 한국전력 산하 기관 요직에 앉히기 위해 기존 인사들에게 사표를 강요했다는 내용으로,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돼 수사 중이다.

직권남용 혐의는 범죄주체가 공무원인 경우에만 적용된다. 검수완박에 따라 오는 9월 공무원범죄에 대한 직접수사권이 박탈된다면 검찰은 수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

이미 유죄가 확정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경우 환경부 압수수색부터 김은경 전 장관 기소까지 약 4개월이 소요됐다. 이번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법무장관·검찰총장이 동시 공백인 데다 하반기 검찰 인사까지 거쳐야 해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왜 열심히 일하겠다는 검사들 손에서 사건을 빼앗아 일을 못하게 하려는 건지 안타깝다"며 "시간만 끌면 검찰 수사를 회피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윤석열표 검찰개혁' 공약 실현
윤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법무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대검 예산 독립이 실현될지도 관심이다. 윤 대통령이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채널A 사건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피해를 본 당사자인 만큼 수사지휘권 제도는 폐지되거나 폐지 수준의 개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한 후보자도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검찰 예산 편성 권한을 법무부에서 대검찰청으로 넘기는 것은 검찰총장과 대검의 권한을 지나치게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검찰 수사심의위의 수사 통제 실질화 등 견제책이 병행될 수 있다. 이는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내놓은 검찰개혁 자구안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에서 임명할 첫 검찰총장으로는 이두봉·박찬호·이원석 지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대검 중수부 시절부터 함께했던 측근들이다. 검수완박 국면에서 검찰 구성원 대변에 나섰던 김후곤 지검장과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검 차장이었던 조남관 전 법무연수원장, 여환섭 대전고검장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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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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