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 청뇌H&D 대표 "한방 치매치료, 데이터로 입증할 것"

정기종 기자 2022. 5. 1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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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한약재 추출물 치매 치료제로 증상 개선 등 확인"연구 결과 양방 중심 SCI급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게재 한의약 분야 국내 최초 치매예방·치료 국내특허 획득연내 中·日 진출 통해 치료제 보급 확대..유럽·북미까지 확장 계획 향후 파킨슨병, 수면장애 등 뇌 질환 영역 확대 목표
박진호 청뇌H&D 대표이사 /사진=정기종 기자


"치매 치료 분야에서 한방이 할 수 있는 부분을 과학적 데이터로 입증하겠다."

치매는 인류 역사와 함께 눈부신 발전을 거듭 중인 현대의학에게 아직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남아있다. 전세계적 고령화 시대 진입에 따라 폭발적 시장 수요 성장에도 불구,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 조차 치료제 개발 포기를 선언할 정도로 개발 난이도가 높은 것이 치매 치료제다. 지난해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하며 주목받았지만, 최근 유럽허가신청을 자진 철회하는 등 그 효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청뇌H&D는 현대 의학의 주류인 양방이 공략하지 못한 치매 분야에 한방치료제로 도전장을 내민 기업이다. 오랜기간 의료현장에서 치매환자를 진료한 전문의들이 설립한 청뇌H&D는 지난 2015년 1차 동물 실험을 시작으로 2020년 6월 2차 실험을 거치며 한약 복합 한약재 추출물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치매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해당 결과는 단순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관련 논문이 지난해 5월 SCI급 국제 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게재되는 성과를 거뒀다. 한약 추출물이 치매 원인으로 추정되는 뇌내 단백질 변성을 억제하는 것이 핵심 기전이다.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지난해 6월에는 '복합 한약재 추출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알츠하이머병 예방, 치료, 또는 개선용 조성물'에 관한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한의약 분야 국내 최초 치매 전문 특허다.

박진호 청뇌H&D 대표이사(청뇌한의원 대표원장)은 "양방이 중심인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게재됐다는 것은 실험의 공신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라며 "한방 치료제 특성상 이미 환자들에게 오랜 기간 투여하며 안정성 측면 역시 검증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상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환자들에게 처방함에 있어 당초 장기적으로 접근했지만 빠른 경우 3개월이 되기 전에 치매 증상 개선 효과를 보이는 등 기대 보다 두드러진 효과에 자긍심을 가지고 치료 및 치료제 개발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기대 대비 빠른 개선효과 내부적으론 고무된 상태지만 넘어야 할 산도 남아있다. 양방 중심의 국내 허가 절차와 한의학을 향한 부정적 인식이다. 주류인 양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폄하된 한방에 대한 국내 인식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박 대표는 이를 해외 진출과 데이터로 정면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한방 처방에 우호적인 중화권과 일본을 중심으로 북미와 유럽 등 해외 국가 등을 적극 공략하겠단 것. 효과가 이미 입증된 만큼 절차에 발목 잡히기 보단 열린 마음으로 치료법을 받아들일 수 있는 국가들을 우선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대만에선 치매 환자의 절반이 한약을 통해 치료를 시도하고 있고, 일본 역시 양약과 한약을 복합 처방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박진호 대표는 "일본의 경우 연구결과를 보고 먼저 연락을 준 파트너들과 현지 클리닉을 통해 처방이 가능한 권리에 대해, 한방의 중심인 중국은 현지법인을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 형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통을 희망하는 국내기업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두 국가의 경우 연내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회사의 치료제 개발이 한방과 양방의 고질적 밥그릇 다툼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약을 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질병의 치료법으로 받아들인 해외국가에 비해 유독 상업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방에 대한 인식을 성과를 통해 타개하고, 상호보완이 이뤄지는 관계가 구축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는 "양방에서 못한 것을 우리가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방 치료제 역시 데이터를 통해 입증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게 목표"라며 "국내의 경우 한의학 분야에서 의료대학 체계를 갖춘 유일한 국가인데 유독 한의학에 대해 비과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성향이 짙다. 한방과 양방 모두 환자 치료라는 공통된 목적은 같지만, 집단이 다를 뿐이이며 충분히 시너지를 낼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분명한 대전제는 환자의 치료제 접근성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단순히 경제 논리로만 접근했다면 특허권을 팔거나 바이오벤처 기업을 설립해 상장하는 방식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설립의 이유 역시 의사 개인이 치료옵션을 제공하는데 느낀 한계에 산학협력 등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치매 개선 효과를 보유한 약임에도 건강관리를 위해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한약과 비슷한 금액(월 40만~60만원)으로 처방가를 책정한 점 역시 같은 이유라는 설명이다.

회사는 관련 치료제를 기반으로한 파킨슨병과 건망증, 두통, 수면장애등의 치료제와 치료방법도 개발할 예정이다. 치매와 파킨슨병 등 모두 뇌 기능 개선이 치료의 핵심인 만큼, 뇌 질환과 관련된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겠다는 목표다. 나날이 수요가 늘어나는 뇌 관련 질환의 치료제를 제시해 '청뇌'라는 고유명사를 각인시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치매에 이어 파킨슨병 치료와 관련된 특허 역시 출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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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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