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푸틴 연설.."우크라전서 내세울 승전보 없었기 때문"

원태성 기자 2022. 5. 10. 13:5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유엔 미 대사 "푸틴 연설, 승리 거두지 못했다는 것 인정하는 셈"
CNN "전쟁 장기화 우려는 여전히 남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77주년 전승기념일 군사 열병식을 보고 있다. 2022.05.09/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한 연설과 관련 서방의 혹평과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전승절을 기점으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새로운 모멘텀을 제시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어떠한 관련 발언도 없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 행사에서 11분간 연설을 하며 "지난해 말부터 서방은 돈바스와 크림반도에 대한 공격을 공개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며 전쟁의 책임을 미국을 포함한 서방에 돌렸다.

이어 "서방의 계획은 우리로 하여금 우크라이나에 군사 개입을 하게 만들었다"며 자신들의 군사작전을 합리화했다. 다만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전승절' 행사 전부터 푸틴 대통령이 전쟁과 관련해 주요 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그의 연설에는 이와 관련 어떠한 발언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CNN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전쟁에서 자랑할 만한 성공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푸틴의 연설은 전쟁에서 러시아가 축하할만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는 두달 넘게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하고 있지만 어떠한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기 떄문에 승리 선언이나 전쟁 선포를 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전쟁 초기 목표인 키이우 장악이 어려워지자 '특수군사작전2단계'라는 명목으로 동부 돈바스 지역에 군사를 집중시켰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강한 저항과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지원으로 현재 러시아는 전장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애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입해 며칠 만에 그들을 정복하고 항복을 받아낼 수 없었다"며 "전승절을 기념한 승리 선언은 처음부터 나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CNN은 전쟁에서 내세울 것 없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전승절'에서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쟁으로 고통받는 자국민들을 격려하는 것 뿐이었다고 전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서방의 안보 위협을 벗어나기 위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재차 군사작전의 이유를 강조했고 동시에 전장에 투입되는 군사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모든 장교를 포함한 군인들은 우리에게 고통으로 다가왔다"며 "정부는 조국을 위해 희생한 군인들을 끝까지 보살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향후 전쟁을 지속할지 혹은 확전할지에 대해서는 이번 연설만을 보고는 아직 확실치 않아 보인다.

CNN은 푸틴이 이번주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른 방식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번 연설에서 푸틴은 철군을 발표하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도 발표하지 않았다"며 "이는 전쟁이 몇달간 계속될 수 있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9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승전기념일' 열병식에서 해군이 행진하고 있다. 2022.05.09/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中 "푸틴 연설, 서방과 협상 여지 남긴 것"

서방과 달리 중국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서방과의 협상 여지를 남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분석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기존 예상과는 달리 우크라이나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다른 나라로 전쟁을 확전하겠다는 조짐도 보이지 않았으며 도발적인 단어조차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가 전쟁과 관련 향후 협상의 여지를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동부사범대학 러시아연구센터 소속 부연구위원인 취 헝은 "푸틴은 이번 연설에서 나토의 일방적인 확장과 관련해 자국 안보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면서도 "미국을 포함해 서방과 향후 협상을 원하는 푸틴은 연설에서 비난의 수위를 낮췄다"고 말했다.

중국 런민대 국제문제연구소 왕이웨이 소장은 "러시아는 하루빨리 돈바스를 점령하고 평화협정까지 체결하고 싶어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군의 강한 저항과 서방의 지원으로 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이제 협상은 단순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국한되기보다는 러시아와 미국간 협상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ha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