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유출 위기 속 "성장 위한 투자" 확대하는 언론계
기본 연봉 최대 2000만원까지 올린 동아미디어그룹
취재비 인상 업계 추세, 당직비 아닌 '특근수당'으로 개선
연 1.8% 이자로 3억원까지 대출… 조선일보 사내 대출 호응 커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언론업계에서 임금이나 사내 복지를 개선하는 흐름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 내 인력 이탈이 계속되는 가운데, 오랫동안 처우를 개선하지 않았던 언론업계도 성장을 위해서는 인력에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받아들여지는 모양새다.
지난 4월 동아미디어그룹이 기본 연봉을 큰 폭으로 인상한 것이 대표적이다. 동아미디어그룹 사보에 따르면, 동아일보와 채널A는 지난해 12월 채널A 10주년 기념으로 1차 보상체계를 개편해 10년차 이하 사원들의 처우 개선에 집중했다. 지난 4월 2차 개편을 통해서는 연차가 높은 시니어 사원들과 개인별 성과에 차등을 두는 식으로 처우를 개선했다. 동아미디어그룹은 동아일보 기본 연봉의 경우 200만 원부터 1170만 원까지, 채널A는 200만 원부터 2000만 원까지 추가보상을 했다.
동아일보 우수 성과자로 분류될 경우 활동장려금 360만 원이 신설되면서 올해 총 연봉이 최고 1600만 원 가까이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중앙일보·JTBC 노사도 2022년 임금을 6% 인상하기로 했다. 종합편성채널 MBN 노사도 임금 총액 기준으로 4%를 인상, 기자들의 취재 보조비가 종편 출범 후 처음으로 인상 타결됐다.
기자 취재비도 늘고 있는 것이 업계 추세다. 동아일보는 취재금(취재장려금) 액수를 논설위원의 경우 연간 690만 원, 기자는 60만 원~300만 원 더 올렸다. 채널A는 연 기준 60만 원~3000만 원 올랐다. 작년 7월 한국경제신문은 취재비를 월 90만 원에서 월 125만 원으로 인상했고, 동아일보도 지난달 월 25만 원을 추가 인상했다. MBN의 경우 올해 초 타결된 임금협상에서 취재비를 100만 원에서 110만 원으로 일괄 인상했다.
첫 노사협의회 진행한 매일경제 노조
당직비 아닌 특근수당 지급 합의
매일경제 노동조합은 지난 3일 노보를 통해 매일경제 사상 첫 '노사협의회'를 개최했다고 알렸다. 첫 번째 노사협의회에서 매일경제 노조는 토요일 '당직'을 '연장근로'라고 요구, 사측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기존 당직비 5만 원이 아닌 특근수당 16만 원 또는 대체휴무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매일경제 노조에 따르면 이 노사협의회에서 향후 기자 취재비 인상을 연말에 논의하기로 했다. 본인 대학원 비용 지원을 검토하고 데스크탑 등 노후 장비 교체 추진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분기마다 정기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휴가와 육아휴직, 대출 등 사내 복지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조선일보는 육아휴직 2년, SBS는 1년 6개월로 휴직 기간을 연장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2월 사보에서 지난해 조선일보 사원들의 평균 의무 휴가 사용률이 99.6%라며 2022년 '의무 휴가 사용률 100%' 달성을 위해 휴가를 독려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사내 대출 확대도 업계 내에서 회자된다.
지난 1월 조선일보는 사보를 통해 올해 확대된 사내 대출 제도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알렸다. 조선일보는 올해부터 기존 2억 원까지였던 주택자금(매입, 임대, 분양)의 대출 한도를 최대 3억 원으로 올리고 상환 기간도 15년에서 18년으로 늘렸다. 대출이자는 연 1.8%다. 시행 첫 달인 1월에만 총 41명이 대출을 받았다. 시중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졌던 시기 사내 대출 제도 확대가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다.
한 일간지 노조위원장은 1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이 성장 산업군으로 분류되지 않는 상황에서, 임금과 사내 복지가 대기업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력들이 다른 성장 산업으로 유출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 차원에서 이제야 위기감을 느끼는 것 같다. 이 때문에 임금인상을 오래도록 하지 않았던 언론도 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연히 임금, 복지 등을 개선해야 인력들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노조위원장은 “성장하려면 투자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언론사는 인적 자원이 가장 중요한 기업이므로 인력 투자는 당연한 것”이라며 “오래도록 임금 인상을 하지 않았던 언론 기업들은 임금 인상과 복지 확대를 아까워하는데,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는 당연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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