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주최 상 받고 신문사 책 구매하는 지방자치단체

장슬기 기자 2022. 5. 1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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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상을 받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수상 이후 해당 신문사에서 발간한 책을 세금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일신문은 상을 받은 지자체 홍보자료와 지자체장 사진을 기사로 실어주고, 해당 지자체는 세금으로 내일신문에서 발간한 책을 구매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진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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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주최 다산목민대상 2021년 수상 지자체 성동구·부천시·보은군
세곳 모두 수상 후 내일신문 발간 책 구매…"수상한 우리 지자체 내용 담겨서, 군정홍보 차원"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상을 받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수상 이후 해당 신문사에서 발간한 책을 세금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자체들은 책에 자신들의 사례가 담겨있어 군정홍보 차원에서 구매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내일신문이 주최하는 '다산목민대상'을 받은 지자체는 3곳이다. 경기 부천시가 대상(대통령상), 충북 보은군과 서울 성동구가 본상(행정안전부장관상)을 각각 받았다. 상을 받으면 내일신문에서 수상 소식과 함께 해당 지자체의 구정홍보 내역을 기사로 실어주고, 해당 기사에는 지자체장 사진도 함께 실린다.

▲ 다산목민대상 대상을 받은 경기 부천시 관련 내일신문 2021년 11월19일자 기사
▲ 다산목민대상 본상을 받은 충북 보은군 관련 내일신문 2021년 11월19일자 기사
▲ 다산목민대상 본상을 받은 서울 성동구 관련 내일신문 2021년 11월19일자 기사

미디어오늘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 현재까지 해당 지자체 세곳에서 내일신문이 발간한 책 '다산에게 길을 묻다' 구매현황과 내일신문 광고 집행현황을 각각 정보공개청구했다. 해당 지자체들은 모두 수상 이후 '다산에게 길을 묻다'를 구매했다.

경기 부천시는 해당 책을 200권 구매해 300만원을 수의계약으로 집행했다. 시와 동 전 부서 및 공사, 출연기관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부천시는 구매이유에 대해 “다산의 가치와 우리 시를 비롯한 타 지자체 혁신 정책을 공유하는 등 행정 역량 강화”라고 답했다.

서울 성동구는 해당 책을 180권 구매하느라 270만원을 집행했다. 성동구청 각 과와 동에 2~4권씩 배포했다. 구매 이유로는 “직원 기획역량 강화용 참고 도서”라고 밝혔다. “다산의 율기 봉공 애민 정신을 행정현장에서 구현하는 기초지자체(다산목민대상 수상 지자체)의 행정혁신사례 안내”라고 부연했다.

서울 성동구는 지난해 12월 60만5000원(광고료 55만원, 한국언론진흥재단 수수료 5만5000원)짜리 광고를 집행했다. 내일신문 창간 27주년 기념 광고로 민선 7기 성동구의 비전 이미지를 게재했다고 밝혔다.

충북 보은군은 해당 책 100권을 구매하느라 150만원을 집행했다. 각 실과소 및 읍면에 2~3권씩 배포했다고 밝혔다. 구매이유로는 “업무 참고”라고 밝혔다.

성동구 기획예산과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다산목민대상을 받은 다른 지자체 사례도 있어 벤치마킹하기 위해 구매를 했다”고 말했다. 성동구 언론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광고는 신문사별로 창간기념광고를 요청하는데 내일신문만 한 건 아니고 거의 모든 매체에서 요청해 정기적으로 가는 광고일뿐 상과는 관계없다”고 말했다.

충북 보은군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책에 보은군이 추진해온 정책이 포함돼 있어서 군정홍보 차원에서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상 이전에도 구매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전에는 구매한 적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 지난해 11월22일자 내일신문 '다산목민대상' 시상식 사진기사

내일신문은 상을 받은 지자체 홍보자료와 지자체장 사진을 기사로 실어주고, 해당 지자체는 세금으로 내일신문에서 발간한 책을 구매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진 분위기다.

지난 2018년 서울 은평구는 다산목민대상 대통령상을 받은 뒤 '다산에게 길을 묻다' 책 1000권을 수의계약으로 구매해 1500만원을 썼다.

지난 2017년 다산목민대상 대통령상을 받은 경기도 시흥시는 지난해 6월 해당 책자 48부를 구매해 각 부서별로 1부씩 배포했는데 이에 비하면 은평구를 비롯해 경기 부천시, 서울 성동구, 충북 보은군 등 타 지자체들의 구매금액이 높은 수준이다.

또한 '은평구 광고비 지출 세부내역'을 보면 수상 이후인 2018년 10월과 12월 각 550만원씩 총 1100만원을 내일신문 광고비로 책정했다. 수상 이전인 2017년도 10월(창간기념광고) 110만원, 12월 220만원 등 총 330만원을 내일신문 광고비로 책정한 것과 비교하면 광고비가 3배 이상 증가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은평구, 신문사 주최 상 받고 광고로 보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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