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 김성윤 감독 "웹툰 원작 드라마, 항상 위험부담 있어"[EN:인터뷰②]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5월 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는 꿈을 잃어버린 소녀 윤아이(최성은 분)와 꿈을 강요받는 소년 나일등(황인엽 분)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지창욱 분)이 나타나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뮤직 드라마이다.
김성윤 감독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들의 고민과 성장을 마술이라는 환상적인 요소로 풀어내 호평 받았던 하일권 작가 동명 웹툰을 영상으로 구현해냈다.
김성윤 감독은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2022년에 걸맞는 재해석으로 밸런스를 맞췄다. 여기에 서사와 캐릭터, 영상과 음악이 어우러진 뮤직 드라마로 완성해 판타지한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냈다.
- OTT 작품은 처음인데 어떤 점이 다르다 느꼈나 ▲ 이전 작품들은 찍으면서 반응이 오고, 반응에 따라 캐릭터나 라인들이 조금씩 수정되기도 하고, 작가님이 방송 보시고 수정하기도 하고. 그런 피드백이 있었는데 OTT는 모든 것을 다 만들어놓고 결과를 기다린다. 촬영이 9월에 끝나서 이미 '안나라수마나라'를 마음에서 보낸지 오래인데 지금 인터뷰 하고 그런 떨림, 실감이 그 전보다는 안 오는 것 같다. '안나라수마나라'를 내가 지금 찍고 있으면 할 말이 많을텐데 오늘 어떤 질문을 받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넷플릭스는 190여개국에 나가고 더빙 등 작업 때문에 사전에 납품해야 한다. 한국에서의 반응들은 대충 예상이 가는게 있다. 이 업계에 20년 있었으니까. 근데 전세계 사람들이 이걸 어떻게 볼지는 미지수고 떨리고 기대되고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퀘스천 마크가 있었다.
- 원작과는 다르게 화려한 색감이 인상 깊었다.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색감을 화려하게 하려 했는지 ▲ 처음에 1회만큼은 모노톤으로 가려고 했다. 편집자, 작가님, 후반팀과 이야기 하면서 모노톤도 한번 보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가 가지고 있는 연기와 처연함으로 현실의 암울함, 우울함이 나왔다. 환상신에서 컬러 전환할 의도가 있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표현됐다 생각했다.
- 사실 한국에서는 음악 드라마나 음악 영화가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지 않았다. 웹툰 원작을 뮤직 드라마로 옮기는 도전이 두렵진 않았나 ▲ 음악드라마를 하려고 이 드라마를 한게 아니다. 그래서 극에서 많이 나오지 않는다 생각했다. 내가 제대로 음악드라마를 만들려고 했다면 더 많은 군무와 노래를 썼을 것 같다. 근데 주인공의 감정신에 잔잔하게 나오는 부분이 많고 감정이 전달되기를 소망하는 면에서 차용한 방식이다. 물론 받아들이는 분들이 어떨지는 퀘스천마크가 있었다. 나는 음악이 잘 나왔다고 생각했고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다면 해볼만 하다 싶었다. 사실 두렵다. 대본에 음악신이 블랭크로 돼있거나 환상적인 지문이 들어가면 스태프들, 배우들이 '감독님 이거 괜찮냐?' 질문했었다. 그 분들은 도 아니면 모라 생각했고 나는 도 아니면 빽도라 생각했다. 근데 이것이 필요하다면 해보는거다. 사실 내가 음악에 대해 문외한이다. 몰랐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었고 무식했기 때문에 용감했던 것 같다.
- 전작 '이태원 클라쓰'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였다. 웹툰을 드라마로 구현하는 것이 안전한 면도 있고 부담스러운 면도 있을텐데 웹툰을 영상화 하는데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 웹툰은 2D고 영상은 3D이다. 대본도 영상으로 구현할 때는 가공이 들어간다. 그걸 구현할 때 정확히 텍스트를 상상대로 구현하는건 어렵다. 텍스트와 텍스트 사이에는 행간이 있고 그 행간의 감정까지 다 전달되려면 각 팀이 내 생각대로 움직여야 하지만 스태프, 배우 모두가 해석이 다르다. 그게 드라마를 생물화 시킨다고 생각한다. 어떤 배우가 들어오느냐에 따라 캐릭터가 달라지기도 하고 가공되고 입체화되기도, 더 단순화 되기도 한다. 그래서 드라마가 더 재밌는 부분도 있다.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원작 팬들은 각자 상상한 부분이 있으니 그게 구현 안 되면 실망할거다. 근데 나는 드라마를 보는 숫자가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에게도 주문할 때 원작 캐릭터에 갇히지 말고 네가 만들 수 있는 캐릭터를 생각하라 한다. 어느 정도 캐릭터가 입혀지면 황인엽이 만든 일등이가 정답이라고 말하는거다. 항상 위험 부담이 있다고 생각한다. 원작 팬들을 흡수하기 보다 원작 팬들 때문에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원작자분들은 내 그런 방향을 좋아하셨던 것 같다.
-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드라마가 원작인 웹툰의 신비하고 아련한 느낌을 다 살리지는 못한 것 같다는 아쉬운 평가도 있는데 ▲ '이태원 클라쓰'도 원작 팬분들께 지적 받았다. 첫번째는 내 능력의 한계치이다. 각 스태프들은 최선을 다했고 배우들은 내가 만족할만큼 잘 해줬다. 두번째는 영상이 텍스트의 상상력을 뛰어넘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원작이 갖고자 하는 부분을 영상화 시킬 때 겪는 제작자의 숙명인 것 같다. 그걸 100% 잘 구현하면 좋겠지만 어려운 작업이지 않나 생각한다. 최선을 다 했지만 구현을 못했다면 내 능력 부족이다.
- 원작자 하일권 작가의 시청 소감도 궁금하다. 제작 과정에서 특별히 부탁한 부분이 있나 ▲ 하일권 작가님의 작품 연출이 독특하다. 영상화 판권들이 다 팔렸는데 이 작품이 처음인 것 같다. 나는 작가님께 이 작품을 영상화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 때문에 보람이 있고 작가님도 고맙고 감사하다고 했다. 봤는데 기대 이상이고 상상 이상아고 고생하셨다고 카톡을 보내셨다.
- 각자 사정으로 꿈을 잃고, 잊은 아이와 일등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리을이는 어떤 존재라 생각하나 ▲ 메시지에 관한 부분이다. 리을의 캐릭터로 따지면 키다리 아저씨일 수도 있고 산타클로스일수도 있는 인물인데 나중에 보면 반전이 있다. 일등이의 모습이 과거 리을에게 투영되기도 한다. 마술은 도구일 뿐이고 그들에게는 결핍된 부분이 있다. 돈 때문에 잃어버린 소중한 감정, 괴로움이 있는데 리을이 마술과 동시에 정서적 지지를 주지 않았나. 그들이 서로가 서로를 믿게 된다. 리을이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고 이야기 한다. 리을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아이와 일등은 '내가 믿잖아'라고 한다. 그게 리을이에게 정서적인 지지를 주는 것 같다. 사람이 살면서 누군가에게 정서적인 지지를 받는게 중요하지만 쉽지 않다. 누군가에게 정서적 지지를 받으면 마법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생각한다. 그런게 이 작품의 메시지 중 하나라 생각한다. 리을이는 결국 그런 정서적인 지지를 받았고 아이가 마술로 리을을 위기에서 구출해주는 장면이 나에게는 이 작품을 해야 할 이유라 생각했다. 그게 카타르시스였고 이 작품의 매력이었다. 그게 6부에 들어나지만 그 6부에 이 드라마에서 하고 싶은게 다 들어가있다.
-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마술 작업에 참여했는데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무엇인지. 또 쿠키 영상에서 관객으로 참여했는데 ▲ 마술에서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리을이 하는 마술이 어떤 콘셉트고 어떤 디자인으로 할 수 있는지. 우너작에서는 찌질하고 하찮은 마술이었느�� 우리는 판타지로 좀 더 극대화 한다. 은결 씨는 본인의 공연에서 콘셉트나 디자인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일루셔니스트라 작품 전체의 톤앤매너에 대해 이야기 했다. 마술사를 연습 시키는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 마술사가 어떤 마술을 하는게 맞을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도움 받았다. 사실 쿠키 영상에는 모든 스태프들이 다 나왔다. 작가님, 안무가님 등 다 나오셨는데 아무래도 이은결님이 셀럽이다 보니 빨리 파악하신 것 같다.
- 기억에 남는 평이 있나. 어떤 평을 가장 듣고 싶은가 ▲ 채널은 시청률이 나오는데 몇 위를 했다 이건 잘 모르겠다. 주변 지인들의 반응이 더 구체적이다. 이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거나 감동을 받았다거나 여운을 느꼈다거나 그런 평이 있다면 작품한 보람이 있는거고. '이 정도면 잘 했다'면 최고의 칭찬일 것 같다.
뉴스엔 이민지 oing@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지민, 청와대 개방 오픈런 실패 “관람 예약…첫 날만 8만 명”(오픈런)
- 비 “싸이퍼에 투자한 돈? 집 한 채 날려”(이번주도)[결정적장면]
- “오래 못가 이혼한다고” 손담비♥이규혁 궁합 영상에 충격 (동상이몽2)[어제TV]
- 손담비 “먼저 결혼 전 동거 제안” ♥이규혁과 동거 공개 (동상이몽2)[결정적장면]
- 故강수연 빈소 찾은 유해진·양동근·예지원·정유미‥“존경하고 사랑해”[종합]
- 선우은숙 며느리 최선정, 건강 이상 “갑자기 목에 아픈 혹…기쿠치병 예상”
- 김혜수, 난로에 선풍기가 몇 대야‥한복 입고 큰 일교차에 고생하네
- 김민희♥홍상수, 美 뉴욕서 포착된 근황…편안한 미소
- ‘이상순♥’ 이효리, 요가복 입고 뽐낸 핫보디…그림 같네
- 이경진 “결혼 무산→유방암 선고‥죽는 게 낫겠다 생각”(같이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