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한국도 '금리인상 빅스텝' 추진할 때

기자 2022. 5. 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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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5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 역시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인정하면서도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제 금리 인상을 미루면 불확실성으로 자산시장은 박스권 내에 갇히고, 무리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채무 조정 기회는 사라진다.

예상된 기준금리 인상 효과는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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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5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 역시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인정하면서도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 정책 당국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몇 가지 쟁점을 정리해 보자. 현재의 물가 상승이 공급망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과 원유 가격 상승 등 대외적 요인 탓이란 진단은 잘못됐다.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대외적 요인뿐 아니라 증가한 유동성으로 인한 대내적 요인으로 물가가 치솟는다. 지난해 9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렸으므로 미국과 달리 시간 여유가 있다는 주장도 틀렸다. 기준금리를 올렸어도 통화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돈이 풀렸다.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 기조도 형성됐다. 골목 가게에서 대기업까지 임금 인상 요구가 쏟아진다. 이미 통화정책의 대응 적기를 놓쳤다.

문재인 정부도 금리 인상 전에 할 일을 하지 않았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유동성이 급증했고, 잠재적 부실 제거에도 실패했다. 금리 정상화를 위한 기반 조성보다는 공공요금 인상 억제와 대출 만기 연장 등 대증요법을 선택했다. 정부의 선심성 정책으로 금리 인상의 부작용은 더 커졌다. 이제 금리 인상을 미루면 불확실성으로 자산시장은 박스권 내에 갇히고, 무리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채무 조정 기회는 사라진다.

불확실성으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이탈하기 시작했다. 탈원전 정책으로 왜곡된 에너지 수급 체제에서 유가 상승은 치명적이었다. 내외 금리 차이가 확대하고, 환율 상승 기조가 앞으로도 계속되면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자금이 이탈한다. 외환 수급 불안으로 환율과 물가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실세 금리가 더 급등하는 건 아니다. 현재의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 수준은 2012년 6월 수준으로, 당시 기준금리가 3%대였다. 예상된 기준금리 인상 효과는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 물가상승률이 4.8%이니 기준금리 3%도 완화 수준이다. 금리 인상으로 유통속도 상승을 제어하고 금융권 내의 과잉 유동성을 제거해야 한다.

금리 인상이 경기를 얼마나 위축시킬 것인가. 2021년의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세수는 2019년 대비 각각 5.8%, 26.2% 감소했다. 초저금리와 정부 지출로 얻은 것은 빚뿐이었다. 폴 A 볼커 전 Fed 의장의 안정화 정책이 자산시장에 충격을 줬으나, 미국은 예상보다 작은 희생으로 물가안정을 달성했다. 이후 경제가 도약했다. 물가안정은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을 위한 기반이다.

핵심 쟁점은 금리 인상의 규모와 속도다. 실효적인 정책을 위해 미국처럼 빅스텝 인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금리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경제가 연착륙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고통만 늘어난다. 통화 당국의 물가안정 의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굳건히 해 민간의 채무 조정을 유도해야 한다. 당국은 재정 지출의 구조조정을 통해 금리 상승 압력을 낮추고, 취약 차주·계층에 대한 지원과 성장 동력을 위한 지출을 유지해야 한다. 금리 인상이 경기를 침체시킨다는 단순한 논리로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을 위해 금리의 조기 정상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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