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전환에 임상 문닫는 국산 코로나 백신·치료제

송연주 2022. 5. 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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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전환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국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사들이 잇따라 임상시험을 중단하고 있다.

HK이노엔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IN-B009'의 국내 임상 1상시험을 자진 중단한다고 9일 공시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임상 중단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엔데믹화로 환자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개발사들 간 경쟁도 치열해져 코로나19 관련 임상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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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코로나 환경 변화·수요 급감…임상시험 중단
아직 개발 중인 회사들도 고심
"오미크론 후 기존 유효성 지표로 임상 성공 어려워지고 비용 증가"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21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질병관리청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생물안전 2등급 실험실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2021.12.21. jsh0128@newsis.com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엔데믹 전환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국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사들이 잇따라 임상시험을 중단하고 있다.

HK이노엔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IN-B009’의 국내 임상 1상시험을 자진 중단한다고 9일 공시했다.

HK이노엔은 작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IN-B009’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임상을 진행해왔지만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중단하기로 했다.

코로나19 DNA 백신 ‘GX-19N’을 개발 중이던 제넥신 역시 지난 3월의 2·3상 임상을 자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세계 백신 수급상황을 볼 때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이유다. 국내에서 임상 2a상을 마치고 해외 2·3상을 신청했지만, 글로벌 임상에 돌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백신 개발사들의 임상 중단은 엔데믹 전환에 따른 환경 변화와 수요 급감의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독감 같은 엔데믹 시대로 전환 중이다. 접종률 높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긴급성이 떨어졌고 세계 각국의 3차 접종 완료로 부스터 백신의 니즈가 감소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국민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면역력을 확보했다. 대규모 유행 발생 가능성이 낮아지는 등 코로나 상황이 급변했다"며 "또 엔데믹화(풍토병화)로 사회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후기 임상 진입에 대한 목적이 불분명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단도 잇따르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달 ‘CKD-314’(나파벨탄)의 해외 임상 3상을 중단하고 국내 임상만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종근당은 작년 4월 식약처의 3상 시험계획 승인을 시작으로 국내를 포함한 8개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의 글로벌 3상을 진행해왔다. 우크라이나, 브라질, 인도, 태국, 러시아, 아르헨티나, 페루 등이다. 이 중 국내를 제외한 7개국에서의 코로나19 임상을 중단하기로 했다.

코로나 환자 중에서도 중증의 고위험군 대상 치료제로 개발하던 종근당은 중증화 비율 급감에 따른 수요 감소 및 환자 모집의 어려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의 영향을 받았다.

대웅제약 역시 올해 3월 코로나19 치료제 ‘카모스타트’의 경증·중등증 대상 2·3상을 중단하고 중증 임상만 진행하고 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주를 이루면서 중증 발전비율이 급감했고 확진자들의 빠른 회복으로 경증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큐리언트는 지난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진행하던 코로나19 치료제 ‘텔라세벡’의 2상을 중단했다. 역시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중증환자 급감 및 증상 완화 목적 치료제 개발의 경제성 감소를 이유로 꼽았다.

더 앞서서는 작년 9월 부광약품이 개발 중인 ‘레보비르 캡슐’의 임상 2상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며 개발을 중단했다. GC녹십자는 작년 5월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국내 조건부 허가가 불발되면서 후속 임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 밖에도 현재 코로나19 신약 개발사 중에선 임상 중단 자체를 고민하는 일이 적지 않다. 변이 출현으로 기존의 임상시험 설계에 따른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점도 원인이다. 치열한 경쟁으로 임상 비용도 증가했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임상 중단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엔데믹화로 환자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개발사들 간 경쟁도 치열해져 코로나19 관련 임상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오미크론 이전에 설계한 유효성 지표는 현재의 임상 상황과 달라,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다만 미국처럼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는 국가들도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다음 임상 단계로 돌입하기 전 중단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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