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시인' 뇌병변장애 1급 장애인 "7개월간 끔찍한 성범죄 겪어"

구본호 2022. 5. 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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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운동가이자 '손가락 시인'으로 불린 뇌병변장애 1급 장애인이 활동지원사로부터 7개월간 끔찍한 성폭력과 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러면서 "장애인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사로부터 폭행이나 폭언 등 괴롭힘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정씨의 경우도 가족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는데 매우 큰 용기가 필요했다. 정씨의 일상을 모두 알고 있는 가해자가 구속되지 않을 경우 보복을 할지 모른다는 공포도 매우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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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활동지원사 상대로 경찰 고소 현재 재판중
가해자 측 "성폭행 모두 미수, 검찰이 너무 뻥튀기"
▲이미지 출처 /아이클릭아트 

장애인 인권운동가이자 ‘손가락 시인’으로 불린 뇌병변장애 1급 장애인이 활동지원사로부터 7개월간 끔찍한 성폭력과 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 장애인단체들은 10일 오후 1시쯤 춘천지법 앞에서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강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와 피해자 측에 따르면 뇌병변장애인인 정모(51)씨는 지난 2020년 11월 활동지원사 안모(49)씨를 만났다. 안씨는 정씨를 처음 만난 1~2주간 정씨를 형이라고 부르며 일상을 도왔지만 금새 본색을 드러냈다. 와상상태로 신체 활동이 어려운 정씨에게 안씨는 온갖 성폭행과 폭력행위를 가했고 7개월 간 정씨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범죄 증거를 잡기 위해 폭행을 견뎌오던 정씨는 노트북 웹캠의 타이머 기능을 이용해 안씨의 성폭행과 폭행 장면을 찍었고 약 3달간 어렵게 찍은 증거 자료를 토대로 안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의 수사 끝에 구속된 안씨는 장애인유사성행위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장애인연대 측은 “파렴치한 가해자 안씨는 처음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았을 당시 증거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지 당당하게 출석했고 경찰이 사진을 보여주자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며 “하지만 최근 태도를 바꿔 범행사실을 부인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명 프로그램에서 인터뷰를 한 안씨의 가족은 ‘성폭행은 모두 미수였고 뺨 한 대 때린건 서로 장난치면서 살짝 친 건데 검찰이 너무 뻥튀기해서 때린 것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라며 암묵적인 동의를 주장하는 가해자 측의 주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사로부터 폭행이나 폭언 등 괴롭힘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정씨의 경우도 가족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는데 매우 큰 용기가 필요했다. 정씨의 일상을 모두 알고 있는 가해자가 구속되지 않을 경우 보복을 할지 모른다는 공포도 매우 컸다”고 말했다.

장애인연대 측은 “지난해 10월 시작된 재판은 아직 1심도 끝나지 않은 채 긴 시간 진행되고 있다”며 “장애인의 일상을 지원하는 사람이 오히려 장애인을 그 일상속에서 괴롭히는 상황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도록 재판부의 엄중한 판단을 기다린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피고인 안씨의 재판은 이날 오후 2시 춘천지법에서 열리며 정씨는 이날 법정에서 피해 사실을 직접 증언할 예정이다.

안씨 측 변호인은 “범죄사실이 많다보니 일부 혐의는 인정하고, 다른 부분들은 오늘 재판이 열리기 때문에 얘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애인 인권운동가이자 ‘손가락 시인’으로 불리는 정씨는 뇌병변장애 1급으로 TV광고를 보며 한글을 깨우친 뒤 마비된 팔과 손가락을 힘겹게 움직여 희망과 자유에 대한 시를 써온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003년 첫 시집 ‘하늘을 사랑할 수 있다면’을 출간했고 8년 뒤인 2010년 두번 째 시집인 ‘아침 강가에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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