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명 중 1명은 '1인가구'..폭력 피해 3배, 위급상황 대처 어려워
[경향신문]
서울에 사는 1인가구 10명 중 9명은 홀로 사는 것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몸이 아프거나 위급상황에서 대처하기 어렵다고 느끼고 있었다. 폭력 범죄 피해 경험은 전국 전체가구 평균보다 3배 높았으며, 만성질환 유병률과 우울증 발생률도 높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1인가구 3079명(남성 1444명, 여성 16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1인 가구 실태조사는 2017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조사 결과 1인가구 중 86.2%는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2017년(73.2%)보다 1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금처럼 혼자 살고 싶다’는 응답도 36.8%로, 5년 전(23.7%)보다 늘었다. ‘평생 1인 가구로 살아갈 것’이라는 응답도 23.6%나 됐다.
혼자 생활하는 것의 장점으로는 ‘자유로운 생활 및 의사결정’(36.9%), ‘혼자만의 여가 활용’(31.1%), ‘직장업무나 학업 몰입’(9.6%) 등을 꼽았다. 1인가구에 대한 차별·무시·편견 등을 경험한 비율도 2017년(53.0%)에서 지난해 15.8%로 줄었다.
그러나 ‘혼자 생활하면서 불편함을 느낀다’는 응답은 85.7%에 달했다. 가장 힘든 점으로는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하기가 어렵다’(35.9%)는 점을 꼽았다. 또 절반 이상은 식사 준비(55.1%)와 청소·세탁(52.7%)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1인가구 상당수는 주거와 관련해 어려움을 호소했다. ‘주택매물 부족’(35.6%)과 ‘주거지 비용 마련의 어려움’(35.5%)을 경험한 것으로, 응답자 중 54.1%는 ‘주거비 부담이 있다’고 답했다. 주거형태는 전세(39.1%)가 가장 많았으며 월세(30.3%), 자가(28.8%) 등의 순이었다. 다인가구보다 자가 비율은 낮고 월세 비율은 높은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1인 임차가구의 30.9%는 월소득 대비 월 주거비가 20~30%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안전·건강 등에서도 1인가구는 다인가구보다 취약했다. 이번 조사에서 1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19만원으로 2017년(207만원)보다 12만원 상승했지만, 다인가구 균등화 월 소득 305만원보다 86만원 적었다. 여기에 월 평균 생활비는 43만원(2.7배) 올라 실질 소득은 감소했다.
모든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도 다인가구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기(2.38점), 주거침입(2.29점), 폭행(2.28점) 등 1인가구가 느끼는 두려움은 전국 전체가구(2018년 기준)에 비해 0.2점 이상 높았다. 폭력 범죄피해율(지난 1년간 한번이라도 범죄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1.5%로 전국 전체 가구 평균 0.57%보다 약 3배 높았다. 특히 여성 1인가구의 폭력 범죄피해율은 2.1%로 더 높았다.
1인 가구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31.5%로 다인 가구의 11.8%보다 약 2.7배 높았다. 우울증 유별률은 7.6%로, 서울시 평균 3.2%(2020년 기준)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서울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1인가구 맞춤 정책을 발굴·시행할 계획이다. 2020년 서울의 1인가구는 전체 398만가구 중 139만 가구로, 34.9%를 차지한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관악구와 종로구, 중구에 1인가구 밀집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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