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7주째 신기록.. 정유사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

정제마진이 7주째 신기록을 경신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정유사 실적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7주 연속 신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이 원유에 붙는 할증가격을 올리고 있어 정유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5월 둘째주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전주 대비 4.16달러 오른 배럴당 24.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제품을 팔아 남긴 차익을 의미하기 때문에 정유사 실적을 가늠하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정제마진은 통상 4~5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알려다. 지난해 12월부터 3월 첫주까지는 5~7달러대를 형성했던 정제마진은 3월 둘째주 12.1달러로 치솟았다가 셋째주 7.76달러로 떨어졌다.

하지만 3월 넷째주 다시 13.87달러로 치솟은 이후 ▲4월 첫주 13.95달러 ▲4월 둘째주 17.43달러 ▲4월 셋째주 18.15달러 ▲4월 마지막주 18.67달러 ▲5월 첫주 20.04달러 ▲5월 둘재주 24.2달러 등 7주 연속 신기록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엔데믹 시국에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 주요도시 봉쇄에 따른 공급차질이 지속되면서 정제마진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정제마진이 지정학적 문제에 더해 유럽 정유시설의 가동률 하락 등의 요인과 맞물리며 내년까지는 견조한 시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도 날개를 달았다. 1분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1조6491억원으로 전년동기 5844억원 대비 세배 가량 치솟았다.

같은기간 S-Oil은 111.7% 증가한 1조3320억원, 현대오일뱅크은 70.7% 늘어난 704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아직 1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GS칼텍스도 전년동기대비 크게 상승한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다만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중동산 원유 도입 프리미엄(OSP) 증가가 부담이다. OSP가 올라가면 정유사의 원가부담이 커져 실질적인 마진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하이투자증권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권역 내 정유사에 파는 원유의 OSP 가격은 3달새 크게 급증했다.

아라비안 라이트(AL)는 2.2달러에서 9.35달러로, 아라비안 미디엄(AM)은 2.05달러에서 9.3달러로 올랐고 아라비안 슈퍼 라이트는 배럴당 5.15달러에서 10.85달러로, 아라비안 엑스트라 라이트(AXL)은 3.2달러에서 9.6달러로 뛰었다. 아라비안 헤비(AH)는 0.7달러에서 7.95달러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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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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