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4대그룹, 투자·일자리 보따리 푼다.."과감한 지원 기대"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강화..LG, 전장사업·배터리 역량 확대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권혜정 기자 =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의 10일 취임에 맞춰 기업들도 바빠졌다. 새 정부가 출범 전부터 '경제 활력'을 강조한 만큼 4대 그룹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투자 보따리를 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래 먹거리이자 경제 안보로 분류되는 반도체와 배터리·전동화 자동차·인공지능(AI)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3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담긴 '초격차' 확보 전략과도 일치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며 새 정부 출범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 삼성전자, 반도체 '초격차 확보' 집중
국내 1등 기업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역량'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8월 '3년 동안 24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채용 계획도 3년간 4만명이다.
투자의 대부분은 반도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기술 격차를 더욱 벌려 현재 우위를 유지하고, 현재 2위인 시스템 반도체는 2030년까지 171조원 투자해 1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시설투자(7조9000억원) 중에서도 85%(6조7000억원)가 반도체에 집중됐다.
하반기 가동하는 평택캠퍼스와 2024년 가동되는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 생산라인이 반도체 패권 유지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대통령 취임 이후 투자 인센티브, 인재 육성 등 적극적 지원에 나서면 삼성전자는 이를 토대로 반도체 초격차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이외에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첨단 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과 인공지능(AI), 6G, 바이오 등이 거론된다. 관련 투자나 인수합병(M&A) 발표 가능성이 있다.
◇SK,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에 투자 집중
공격적 투자와 M&A로 16년 만에 재계 순위 2위로 오른 SK그룹은 배터리와 바이오, 반도체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그룹은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 후 10년간 공장 증설 등에 46조원을 투자했다. 또 용인 반도체 공장 4곳에 1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윤 정부의 반도체 육성 계획을 등에 업고 빠르면 이달중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식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충북 청주에 추가 팹을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포트폴리오에서 배터리 사업을 떼어내고 녹색경영에 힘을 쏟는다.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감축량 1%인 2억톤을 그룹 내에 감축 목표로, 기존 사업 공정 개선과 함께 배터리, 수소사업 등 친환경 신사업 투자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투자도 검토 중이다. 윤석열 정부 탈원전정책 폐기 및 탄소중립 실현에 일치한다.
SK온은 북미 유럽 중국 등 주요 생산거점 투자로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220GWh로 확장할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은 만큼 적극적 유치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 정부 국정과제에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넣었다.
◇ '전동화' 속도 내는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윤석열 정부의 취임에 맞춰 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인수위는 '모빌리티 대전환'을 윤석열 정부 핵심 정책으로 설정하고 전기·수소차, 자율주행차, UAM 등 미래 모빌리티 육성을 국정 과제로 선정했다.
이에 맞춰 현대차도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다. 이미 지난 3월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등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신규 전용 플랫폼을 도입하겠다고 밝한 바 있다. 2030년까지 95조5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87만대를 달성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분야에도 투자에 나선다. 2023년 미국에서 승객을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시켜주는 헤일링 서비스를 시행하고, 올 하반기 국내에 제네시스 G90을 기반으로 한 레벨3 자율주행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외에 UAM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미국 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독립법인 이름을 '슈퍼널'로 확정하고,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생태계 구축 및 산업 활성화에 나설 전망이다.
◇ LG, 미래 먹거리 '車 전장사업 강화'
LG그룹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전장사업의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계 3위 자동차 전장 업체인 마그나와 합작법인 설립하고, 자동차 사이버보안 업체 사이벨럼도 인수했다.
앞으로도 전장 관련 투자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만약 애플카 개발이 이뤄질 경우 관련 생산시설 투자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또 최근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가 국제 인증을 받는 등 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내재화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2분기 사내에 시스템 반도체 R&D 관련 TF도 꾸렸다. 차량용 파워트레인 등 기존 사업에 차량용 반도체까지 전장사업 시너지 극대화가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시장이 폭발적 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만 생산능력 확대에 7조원 투자를 준비 중이다. 미국 GM과 현지공장 투자, 유럽 공장 확대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새 정부가) 경제가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며 "경제계도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새 정부는 미래 먹거리 발굴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제 활성화 정책에 전력을 다해주기를 바란다"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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