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반란' 슈윈델의 추락, 결국 '반짝 활약'으로 끝날까[슬로우볼]

안형준 2022. 5. 10.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안형준 기자]

2016년 108년만에 '염소의 저주'를 깨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시카고 컵스는 이후 점차 전력을 정리하며 재정비에 나섰다. 몇 시즌에 걸쳐 조금씩 우승 전력을 '해체'한 컵스는 지난해 앤서니 리조, 크리스 브라이언트, 하비에르 바에즈 등과 모두 결별하며 과거의 영광과 완전히 멀어졌다.

떠나는 선수가 있다면 새로 등장하는 선수도 있는 법. 지난해 컵스는 새로운 스타를 발굴했다. 바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웨이버 클레임으로 영입한 1루수 프랭크 슈윈델이었다.

슈윈델은 지난해 전반기 오클랜드에서 8경기 .150/.150/.350 1홈런 3타점을 기록한 뒤 7월 중순 웨이버 공시됐고 클레임으로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컵스에서 후반기 56경기에 출전해 .342/.389/.613 13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선구안이 다소 아쉽지만 정교함과 장타력을 두루 갖춘 타자로 후반기 컵스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19년 데뷔해 6경기에 출전했고 2020시즌 빅리그 출전 기록이 없는 슈윈델은 지난해 루키 자격을 유지하고 있었고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웨이버 클레임으로 영입한 슈윈델은 컵스 입장에서 그야말로 '굴러들어온 복덩어리'였다. 슈윈델은 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도 8경기 .389/.500/.556 3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고 컵스의 주전 1루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깜짝 스타' 슈윈델의 전성시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개막전에서 무안타에 그친 슈윈델은 올시즌 단 하루도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고 25경기에서 .209/.250/.308 2홈런 9타점, 5볼넷 21삼진을 기록했다. 4월 20경기에서 .222/.263/.347 2홈런 9타점을 기록한 슈윈델은 5월 5경기에서 .158/.200/.158을 기록했고 결국 5월 9일(한국시간) 트리플A로 강등됐다. 지난해 충격적인 후반기를 보낸 최고 타자의 충격적인 추락이었다.

그야말로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슈윈델은 올시즌 삼진율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표에서 리그 하위 30%를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 성적 뿐 아니라 기대 지표들까지 모두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8%였던 배럴타구 비율은 올해 2.9%로 떨어졌고 평균 시속 86.9마일로 지난해에도 빠르지 않았던 타구 속도는 올해 시속 86.2마일로 더 줄었다. 강타비율은 지난해 39.8%에서 올해 28.6%로 줄었고 지난해 0.272였던 기대 타율은 올해 0.225로 떨어졌다. 지난해 0.332였던 기대 가중출루율(xwOBA)은 올해 하위 7% 수준인 0.256으로 뚝 떨어졌다.

모든 공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졌지만 특히 속구에 대한 대처 능력이 크게 저하됐다. 지난해 0.338이던 속구 상대 타율은 올해 0.244가 됐고 특히 지난해 15.5%에 불과했던 속구 헛스윙율은 올해 27.6%로 크게 올랐다. 포심 패스트볼로 한정하면 지난해에는 타율 0.359, 헛스윙율 16.9%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타율이 0.200, 헛스윙율은 31.1%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가장 기본인 패스트볼을 전혀 공략하지 못하니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1992년생 슈윈델은 지난해 그야말로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대박'을 터뜨렸다. 슈윈델은 2013년 신인드래프트 18라운드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지명됐고 긴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2019년 5월 캔자스시티에서 방출됐다. 그 해 6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입단했지만 시즌 종료 후 다시 디트로이트를 떠났고 오클랜드를 거쳐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 하위라운더였던 슈윈델은 마이너리그에서 8시즌 통산 842경기에 출전해 .286/.320/.479 135홈런 548타점을 기록했다. 부진한 것은 아니었지만 슈윈델이 1루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돋보이는 성적은 결코 아니었다. 삼진은 많지 않았지만 선구안이 부족했고 장타 생산력도 리그 정상급은 아니었다. 큰 기대치가 없었던 슈윈델은 지난해 갑자기 '대박' 선수가 됐다.

그리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가 아니었던 만큼 지난해 활약이 한순간 빛난 '반짝 활약'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곧 30세가 되지만 2024년 시즌이 끝나야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는 슈윈델은 컵스 입장에서 '반드시 회복시켜 써야 할' 선수도 아니다. 마이너리그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이대로 잊힐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슈윈델을 강등시킨 컵스는 또 한 명의 '오클랜드 출신 1루수로 그 빈자리를 채웠다. 2020년 토니 켐프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1996년생 좌투좌타 1루수 알폰소 리바스다. 지난해 데뷔해 18경기에서 .318/.388/.409 1홈런 3타점을 기록한 리바스는 올시즌 13경기에서 .290/.405/.419 1홈런 6타점, 6볼넷 10삼진을 기록하며 슈윈델보다 장타력은 아쉽지만 좋은 선구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사실상 시즌을 포기한 컵스에 등장한 슈윈델은 팀과 팬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줬다. 과연 화려한 무명의 반란을 일으켰던 슈윈델이 이대로 주저앉을지 아니면 다시 한 번 날아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프랭크 슈윈델)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