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내딘 윤석열 시대..달변과 침묵[광화문]

배성민 기자 2022. 5. 10.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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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아만다 밀링 영국 국무상을 접견하고 있다. 2022.05.09/뉴스1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윤석열 시대가 열린다.

10일 0시 보신각 타종으로 임기는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출연한 배우 오영수씨, 동해안 산불진화 작전에 헌신한 최덕근 소령 등 국민대표 20명과 33번의 타종을 했다. 수십년간 자신의 자리에서 헌신한 이들과 함께다. 권력 이양기를 틈탄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실험 등을 감안해 용산 국방부 청사 내 대통령실 지하 벙커에서 합동참모본부의 보고를 받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오전 10시부터의 취임식에서 밝힐 윤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자유·시장·공정'이 핵심 가치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서 그는 정치 참여와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의 상식에서 출발해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공정의 가치를 다시 세우겠다"고 선언(지난해 6월29일, 매헌윤봉길의사 기념관)한 바 있다.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나라 등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제시한 6대 국정목표도 대통령의 육성과 친절한 설명을 통해 더 다가오게 그려질 것이다. 꾸밈없는 어휘의 달변가인 윤석열 대통령이 30분 남짓할 취임사로 자신의 비전을 설명하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하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식에서의 말의 성찬보다 어색한 침묵이 더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실제로 25년전 국난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체제로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때 당시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행사에서는 꼭 10여초간의 침묵이 있었다. "우리 모두는 지금 땀과 눈물과 ... 고통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침묵을 깨는 박수 뒤에 당시 목이 메인 김대중 대통령은 고통을 언급했다.

당시 김 대통령은 "잘못은 지도층들이 저질러 놓고 고통은 죄 없는 국민이 당하는 것을 생각할 때 한없는 아픔과 울분을 금할 수 없다"면서도 '앞으로 월급은 줄고 물가가 오르고 기업이 도산하면서 실업자가 늘게 될 것'이라고 경제상황을 가감없이 전달했다. 고통분담 요구와 호소의 메시지는 오롯이 전달됐고 IMF 조기졸업이라는 성과의 기반이 됐다.

유례없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빈부격차 심화, 자산격차 확대, 청년실업, 연금개혁의 필요성 등을 솔직하게 설명해야 할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책임을 강조하더라도 참조해야 할 대목이다.

윤석열 시대의 개막은 문재인 시대의 퇴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10일 0시를 기점으로 전직이 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9일 "선거 과정에서 더욱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 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더욱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진영에서는 갈라치기의 결과라고 비판받으며 유례없는 퇴임 직전 시기의 지지율(41.4%, 리얼미터 5월2∼6일(5일 제외) 전국 18세 이상 국민 2014명 대상)을 자랑하는 그지만 정작 '잊혀지고 싶다'는 말을 주변에 자주 한다. 재임기에는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이었지만 정작 퇴임 뒤에는 해비타트(주거취약계층 집지어주기)같은 헌신적인 봉사활동과 평화 중재자로서의 역할로 최고의 전직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는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사례도 참고할만 하다. 경남 양산으로 내려갈 문 전 대통령이 특정 정파의 구심점으로 머무르지 않길 기대한다.

다시 윤석열 대통령 시대. 후보 시절 분열과 분노의 정치 종식을 외치며 정권교체를 이뤄낸 윤 대통령이 경청과 소통, 책임의식, 진정성, 편가르지 않는 상식과 공정(이하 지난해 11월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수락 연설에서 인용)으로 '법위에 군림하지 않고 국민이 진짜 주인이 되는' 나라,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국정비전)을 일궈내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배성민 경제에디터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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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민 기자 baesm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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