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정임수]'3高 위기' 대처하려면 돈 풀기 공약 걸러내야
정임수 경제부 차장 2022. 5. 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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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회가 법 개정을 통해 늘린 재정 부담이 향후 5년간 73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지난해 가결된 법률 시행으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재정 지출이 38조 원 이상 늘어나고, 정부 세수는 34조 원 넘게 감소하는 탓이다.
확정 국가채무에 공무원과 군인에게 지급할 연금까지 더한 국가부채는 현 정부 들어 763조 원 넘게 급증해 지난해 2196조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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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회가 법 개정을 통해 늘린 재정 부담이 향후 5년간 73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연평균 14조7000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지난해 가결된 법률 시행으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재정 지출이 38조 원 이상 늘어나고, 정부 세수는 34조 원 넘게 감소하는 탓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법률 153건을 분석해 이 같은 비용을 추산했다.
이 중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실보상 등 불가피한 법안도 있지만 영아수당 신설, 출산 부모 200만 원 지급 같은 현금성 지원이 적지 않다. 한번 만들면 줄이기 힘든 복지 정책들이다. 거대 여당이 문재인 정부 막판까지 대선을 겨냥해 나라살림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심성 입법’을 강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나랏돈을 써야 할 곳은 늘어나는데 세수는 줄어 재정 건전성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잖아도 문 정부 들어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확정 국가채무에 공무원과 군인에게 지급할 연금까지 더한 국가부채는 현 정부 들어 763조 원 넘게 급증해 지난해 2196조 원에 이른다. 5년 내내 초대형 적자 예산을 편성한 데다 공무원을 13만 명 가까이 늘리면서 나랏빚이 사상 처음 2000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020년(43.8%) 역대 정부가 사수해온 40%를 처음 넘겼고 지난해 47.0%로 치솟았다.
최악의 나라곳간을 넘겨받는 윤석열 정부는 재정 건전성 회복에 주력해야 하지만 그런 의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대선 당시 표를 얻기 위해 내놨던 ‘현금 퍼주기’ 공약들은 대부분 국정과제에 담겼다.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30조 원대 추가경정예산을 비롯해 부모급여 100만 원, 병사 월급 200만 원, 기초연금 40만 원 인상 등이 대표적이다.
단계적 추진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지만 매년 수조에서 수십조 원이 들어가는 정책들이다. 국정과제를 모두 이행하려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추산으로도 5년간 209조 원이 필요하다. 당초 추정한 266조 원보다 줄었지만 부동산세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을 펼치면서 이만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 복합위기에 대처해야 한다. 국내 소비자물가(4월 4.8%)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았다. 이는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사태로 10년 넘게 지속된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는 뜻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긴밀한 ‘긴축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데도 공약 완수를 위해 209조 원을 쏟아붓겠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위기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 있다. 새 정부가 선심성 돈 풀기 공약들을 손절하지 않고 그대로 추진한다면 문 정부와 마찬가지로 나랏빚을 늘려 미래 세대에 짐을 떠넘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막 올린 ‘긴축의 시대’에 맞춰 한국 경제가 연착륙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이 중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실보상 등 불가피한 법안도 있지만 영아수당 신설, 출산 부모 200만 원 지급 같은 현금성 지원이 적지 않다. 한번 만들면 줄이기 힘든 복지 정책들이다. 거대 여당이 문재인 정부 막판까지 대선을 겨냥해 나라살림은 아랑곳하지 않고 ‘선심성 입법’을 강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나랏돈을 써야 할 곳은 늘어나는데 세수는 줄어 재정 건전성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잖아도 문 정부 들어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확정 국가채무에 공무원과 군인에게 지급할 연금까지 더한 국가부채는 현 정부 들어 763조 원 넘게 급증해 지난해 2196조 원에 이른다. 5년 내내 초대형 적자 예산을 편성한 데다 공무원을 13만 명 가까이 늘리면서 나랏빚이 사상 처음 2000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020년(43.8%) 역대 정부가 사수해온 40%를 처음 넘겼고 지난해 47.0%로 치솟았다.
최악의 나라곳간을 넘겨받는 윤석열 정부는 재정 건전성 회복에 주력해야 하지만 그런 의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 대선 당시 표를 얻기 위해 내놨던 ‘현금 퍼주기’ 공약들은 대부분 국정과제에 담겼다.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30조 원대 추가경정예산을 비롯해 부모급여 100만 원, 병사 월급 200만 원, 기초연금 40만 원 인상 등이 대표적이다.
단계적 추진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지만 매년 수조에서 수십조 원이 들어가는 정책들이다. 국정과제를 모두 이행하려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추산으로도 5년간 209조 원이 필요하다. 당초 추정한 266조 원보다 줄었지만 부동산세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을 펼치면서 이만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 복합위기에 대처해야 한다. 국내 소비자물가(4월 4.8%)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았다. 이는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사태로 10년 넘게 지속된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는 뜻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긴밀한 ‘긴축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데도 공약 완수를 위해 209조 원을 쏟아붓겠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위기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 있다. 새 정부가 선심성 돈 풀기 공약들을 손절하지 않고 그대로 추진한다면 문 정부와 마찬가지로 나랏빚을 늘려 미래 세대에 짐을 떠넘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막 올린 ‘긴축의 시대’에 맞춰 한국 경제가 연착륙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때다.
정임수 경제부 차장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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