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재인 시대 종료, 역사가 공과 판단할 5년

2022. 5. 10.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퇴임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며 퇴임사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복이 많은 분이다.

그 힘을 바탕으로 '화염과 분노'의 적대 상태였던 북한과 미국, 남한과 북한의 관계에 2018년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화해의 초석을 놓은 건 문 대통령의 가장 큰 공적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견인 등 성과..부동산 실패·무리한 인사 등 과오도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퇴임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며 퇴임사를 시작했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기적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로울 지경이다. 문 대통령에게 먼저 “위기와 고난의 시절,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고 사의를 표한다.

문 대통령은 복이 많은 분이다. 국민의 ‘개혁 촛불’이 모여 재확인한 주권재민의 민주 질서 속에서 선출된 대통령이어서다. 그 힘을 바탕으로 ‘화염과 분노’의 적대 상태였던 북한과 미국, 남한과 북한의 관계에 2018년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화해의 초석을 놓은 건 문 대통령의 가장 큰 공적이다. 판문점선언은 그 해 6월 12일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회담을 가지는 성과를 낳았다.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등을 합의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동북아 냉전 청산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일본이 수출 규제 카드를 들고 나오자,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와 수입다변화에 나서 100대 핵심품목의 대일 의존도를 20%대로 낮춘 것도 주요 성과다.

하지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취임 당시 대국민 약속이 퇴색한 건 안타깝다. 가족 비리 의혹 등으로 임용 부당 지적이 제기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해 ‘내로남불’ 논란을 야기한 건 그 핵심요인이었다. 이 사건이 결국 신·구 정권 갈등의 불씨가 됐으니, ‘인사가 만사’라는 격언의 소중함을 다시금 절감한다. 인사 문제와 함께 부동산 정책의 실패도 뼈저리다. “부동산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다”고 문 대통령이 자인하는 상황이다. 정부와 청와대 고위 관료마저 부동산 투기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제 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넘겨졌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춘추필법’이 필요하다. 사적 감정이나 정치적 의도가 조금도 개입되지 않은 엄정한 평가만이 민생과 국정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는 진보·보수 진영의 시각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인 만큼 특히 신중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거 과정에서 깊어진 갈등의 골을 메우며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전진할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마지막 당부는 새겨들어야 한다. 국론 분열의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 기득권 유지를 위해 지역주의에 기댄 정치를 지속하다 보니, 다양한 민의가 반영되는 진정한 민주주의는 요원하다. 진영 논리를 떠나 합리와 실용을 존중하는 정치문화 정착이 절실하다. 문 정부가 남긴 과제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