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개정 없이 가능한 정책부터 챙겨라"

이종혁,이희조,박동환 2022. 5. 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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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총리·경제장관 조언
노조권 강화한 ILO 발효 대비
기업에 대응할 방패 쥐여줘야
한미통화스왑으로 환율 안정

◆ 윤석열정부 출범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하지만 정책의 추진 동력이 부족하다. 국회의석 170석 이상을 차지한 거대 야당과의 협치가 없으면 새 정부는 국회 동의가 필요한 굵직한 정책에 손도 댈 수 없다. 국무총리·장관을 지낸 주요 원로들은 "행정부 권한으로 우선 할 수 있는 개혁부터 해나가되 탈원전 폐기와 노동 친화 정책의 수정, 규제 완화를 통한 신산업 육성이 정권 초에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노태우정부에서 김대중정부까지 장관을 두루 지낸 진념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정권 출범 이후 전임 정부의 탈원전 정책, 소득주도성장과 노동 친화 정책 문제점부터 바로 손질해야 한다"며 "주요 공약 이행에 앞서 전 정부의 정책을 고찰하고 기업·국민이 뛸 수 있도록 망가진 시장경제를 원상 복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깊은 상처를 받은 국민과 기업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정책이 급선무다. 경제 주체의 활력을 돋우기 위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더욱 심화되는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는 게 당장 할 일"이라면서도 "이와 함께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풀어 정체된 혁신 산업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정부에서 기재부 장관을 지낸 윤증현 윤경제연구소 소장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법률 개정으로 할 건 (2024년 제22대 총선까지) 2년 미뤄두고, 행정권으로 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면서 그 예로 '탈원전 폐기'를 꼽았다. 그는 "에너지 정책은 기업과 산업 정책의 근간"이라며 "다행히 원전 정상화는 원자력발전소 비중 확대 등 법률 개정 없이도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했다. 윤 소장은 에너지에 이어 노동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해고자의 노조 활동 보장, 폭넓은 파업권 등 노조의 권리를 대폭 강화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이 지난해 비준됐고 올해부터 국내에서 발효했다"며 "노조는 더 세졌는데 기업은 방패가 없다.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기업에 방패를 제공해줘야 경영과 산업 혁신에 발목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경제안보'와 '혁신성장'을 새 정부의 최우선과제로 꼽았다. 자원외교 전문가이기도 한 윤 전 장관은 "고물가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데 원전 가동만 정상화됐어도 지금보다 에너지 사정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며 원전 생태계 회복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윤 전 장관은 "경제안보가 핵심 화두인데, 모빌리티·소프트웨어(SW)·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전략 산업에 과감히 투자해 경제안보부터 지켜야 한다. 조세 감면부터 인력 양성까지 전방위로 파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새 정부의 우선과제로 저성장·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정 전 총리는 "한국 경제가 당장 풀어야 할 문제가 바로 저성장과 기업의 양극화 문제를 깨는 것"이라며 "동반성장이 그 해결책"이라고 했다.

원로들은 고물가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도 조언했다. 윤 전 장관은 "한미 통화스왑을 되살려야 한다. 통화스왑으로 안정적인 달러 공급을 확보한다면 1200원까지 원화값을 되살리고 수입물가도 안정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종혁 기자 / 이희조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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