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시밭길 尹정부, 뚝심으로 통합·성장·안보 소명 실천하라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이 몰려오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닻을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0시부터 임기 5년의 제20대 대통령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지하 벙커’인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합동참모본부로부터 군 통수권 이양에 따른 첫 보고를 받았다. 국정 최고 책임자에 오른 윤 대통령은 이제 국정 난맥상을 바로잡고 대한민국호(號)를 힘찬 미래로 이끌어갈 막중한 책무를 안게 됐다.
윤석열 정부는 당장 가시밭길 같은 엄혹한 경제 현실을 맞게 됐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중고’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붕괴까지 겹쳐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환 위기 직후 출범한 김대중 정부 이래 최악의 환경에 직면한 셈이다. 전임 정부가 떠넘긴 2196조 원의 국가 부채는 새 정부 정책 운신의 폭을 제한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올해 15차례의 미사일 발사 도발에 이어 7차 핵실험 위협까지 하면서 안보 불안을 키우고 있다. 압도적 과반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것도 큰 장애물이다. 당장 국무총리와 주요 장관을 임명하지 못하고 ‘반쪽 내각’으로 출범하면서 국정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대선 이후 불과 2~3개월 만에 치르는 6·1 지방선거는 ‘대선 연장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윤 대통령이 나라 안팎의 위기를 직시하고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 궤도를 근본적으로 수정하려면 불굴의 의지로 새 정부의 소명과 국정 과제들을 실천해야 한다. 새 정부의 소명은 우선 꺼져가는 성장 동력을 재점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안보 강국을 건설하고 국민 통합을 이뤄야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성장 엔진을 재점화하려면 과감하게 구조 개혁을 하고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미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핵심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문제는 실행력이다. 집권 초기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노동·규제·연금 개혁을 과감히 추진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이 첨단 신기술 확보 및 고급 인재 육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금융·세제 지원에 적극 나서는 것도 필요하다.
또 북한 눈치 보기에서 벗어나 한미 동맹을 업그레이드하고 군사력을 확충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안보 강국’을 만들어 국민의 불안을 없애야 한다. 전임 정부의 편 가르기에서 벗어나 국론 분열을 해소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법치주의 등의 헌법 가치를 토대로 국민 대통합을 이루는 과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야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안보가 튼튼하면서 국격을 갖춘 ‘부강한 스마트 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
험난한 구조 개혁의 길을 개척하려면 무엇보다 지도자가 강한 의지를 지녀야 한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과감한 노동 개혁으로 ‘영국병’을 치유했고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도 감세 등 ‘레이거노믹스’로 수렁에 빠진 경제를 살려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실업급여 축소를 골자로 한 하르츠 개혁을 밀어붙이다 정권을 빼앗겼지만 나라를 살린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도자가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는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경제 체질 개선과 생산적 복지라는 소명 의식을 갖고 국정을 운영한다면 결국 국민들도 박수를 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오직 국익과 국민만 바라본다는 불굴의 개혁 의지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어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라는 새 정부의 국정 비전도 실현 가능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성패와 대한민국의 운명은 눈앞의 표에 급급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는 지도자의 뚝심과 실천 의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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