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靑직원 달랜 文..1만 지지자 앞 "재출마할까요?" 농담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인 9일 마지막 퇴근길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54분쯤 걸어서 청와대 본관을 나왔다. 퇴근길에는 청와대 직원들 700여명이 환송을 했다. 문 대통령은 파란색 넥타이에 짙은 남색 정장을 착용했고 김 여사는 흰색 정장 투피스를 입었다.
직원들은 청와대 본관부터 대정원까지 도로변을 따라 도열해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마지막 퇴근길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본관 앞에 마중나온 직원들을 보고 미소지으며 화답했다. 이후 문 대통령 부부는 각각 청와대 직원들을 대표한 두 명의 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직원들에 일일이 박수치며 인사했다.
직원들은 대부분 흰색, 하늘색, 파란색 등 푸른 계열의 풍선을 들고 있었으며, 일부 직원들은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진짜 하고 싶은 것 다해' 등 각자 눈에 띄는 플래카드를 준비했다.
이 중 문 대통령은 '문재인 평범한 매일을 응원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든 직원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누었다. 김 여사는 '함께 한 1826일, 잊지못할 4만3824시간'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한 직원 앞으로 다가가 호응했다.
직원들은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유쾌한 정숙씨" 등을 외치며 환호했다. 문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네 잘 살게요"라고 화답하는 한편 울먹이는 한 여성 직원의 등을 두드리며 다독였다.
문 대통령은 오후 6시쯤 대정원과 정문 앞까지 도열해있는 대통령경호처 직원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마지막에 거수경례를 했다.
정문 앞에는 청와대 인근에 살고 있는 시각장애인 모녀가 주민 대표로 나와 문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지난 2020년 김 여사가 맹학교를 방문했을 당시 고3이었던 딸은 이후 명지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고 한다. 모녀는 문 대통령 부부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역대 어느 대통령도 사회적 약자에게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았는데 여사님이 학교에 오셔서 아이들에게 사과를 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 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장애인 모녀와 번갈아 포옹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후 정문을 통해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청와대 앞 분수대로 향했다.
오후 6시9분쯤 문 대통령 부부가 본격적으로 인파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자 지지자들은 "문재인" 구호를 연이어 외쳤다. 문 대통령도 손을 번쩍 들며 환호에 화답했고 손 내민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김 여사를 향해서도 "여사님 사랑해요",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존경합니다" 등의 환호가 이어졌다. '지난 5년 행복했습니다', '나의 영원한 대통령님 정말 고맙습니다', '자랑스러운 5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등 지지자들의 각양각색 피켓도 눈에 띄었다.
이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주영훈 전 청와대 경호처장을 비롯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친문' 핵심 홍영표·윤건영 민주당 의원 등도 문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길을 마중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들에게도 다가가 일일이 악수했다.
이후 오후 6시29분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지자들에 퇴임 인사와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청와대 앞 분수대에 마련된 단상에 올랐다. 문 대통령 부부가 단상에 오르자 지지자들의 함성 소리도 더욱 커졌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는 1만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운집해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상에 선 문 대통령은 수많은 지지자들이 운집한 모습에 감동한 듯 "다시 출마할까요"라고 물었다. 이어 "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정말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서 정말 홀가분하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주니 저는 정말 행복합니다"며 "여러분들 덕분에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연설 말미에는 "여러분, (제가)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라고 외친 뒤 지지자들로부터 "네"라는 대답을 듣자 "감사하다"고 화답하고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대통령님과 함께 마음 졸이며 우리나라의 발전과 세계 속에서 우뚝 선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시는 여러분들이 함께 있어서 영광이었다.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후 어린이 2명이 문 대통령 부부에게 케이크를 전달했고 문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볼 수 있도록 케이크를 들어 보여줬다. 단상에서 내려온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퇴장하며 손 내민 지지자들과 악수를 이어간 뒤 차량에 탑승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퇴근길 환송 행사를 마친 뒤 서울 모처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10일 오전 윤석열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다. 이후 낮 12시쯤 KTX를 타고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로 내려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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