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따라 넓었다 좁았다..KBO는 지금 'S존 과도기'

안승호 선임기자 2022. 5. 9.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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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확 달라진 스트라이크존..'한·미·일 리그' 다 거쳐온 외인 5인의 평가는?

[경향신문]

개막 때부터 선수·팬들 사이 논란
“5월 다시 존 좁아진다”는 지적도
투고타저 현상 조정되는 분위기

프로야구 2022시즌 개막 이후 누구나 목격한 아주 익숙한 장면 하나. 주심의 세 번째 ‘스트라이크 콜’이 나온다. 타자가 당황스러움에 얼굴을 돌리는 사이, 투수는 주먹을 살짝 쥐어보인다. 포수는 표정을 감춘 마스크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양 팀 벤치, 양 팀 응원석의 표정도 극명히 엇갈린다.

2022시즌 KBO리그 최고의 화두는 ‘스트라이크존 변화’였다. 야구규칙을 배경에 둔 ‘정상화’를 얘기했지만, 종전과 비교하자면 ‘확대’였다.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은 올바른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을까. 중간 평가 과정에서 정확한 잣대를 들이대기는 쉽지 않다. 다만 비교적 객관적일 수 있는 ‘눈’을 통해 간접 점검해볼 수는 있다.

올해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는 총 30명. 그중 8명은 미국과 일본 무대를 모두 경험하고 한국에서 뛰고 있다. 이들 중 5명에게 3국 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을 비교해달라고 했다.

논제의 민감도를 감안해 익명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대세 의견은 미국프로야구 스트라이크존이 가장 좁고 일본프로야구와 한국프로야구 스트라이크존이 비슷하다는 데 있었다. A선수는 “올해 경험으로는 한국과 일본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다만 두 리그와 비교할 때 미국은 확실히 작은 것 같다”고 말했다. B선수 역시 “새로운 리그에 가면 새로운 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해야 하는 게 선수의 숙제”라면서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미국의 스트라이크존이 가장 좁다는 것이다. 투수 입장에선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 보편적인 평가로 보자면 미국 메이저리그는 몸쪽 볼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박한 편이다. 또 일본은 상하 존, 특히 높은 볼 판정에 후하다. 올해 KBO리그 새 스트라이크존의 방향성이 우선은 높은 볼 판정에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외국인 선수들이 KBO리그 새 스트라이크존을 두고 일본의 존을 떠올린 것은 납득할 만한 부분이다.

올 시즌 기준 스트라이크존 전체 크기를 두고 ‘미국 < 일본 < 한국’ 순이라고 답한 선수도 있었다. C선수는 “미국이 가장 좁고 그다음이 일본인데, 한국은 두 리그와 비교해 양쪽 모두를 더 넓게 잡아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심판별 성향 차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선수도 있었다. D선수는 “경기 내에서 일관성보다는 그날 심판에 따라 차이가 크다”며 “사실 일본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미국보다는 한·일 리그가 심판별로 자기 성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크존 변화는 시작부터 논란을 낳았다. 그러나 이미 시작을 했고, 지금은 과도기를 보내고 있다. 시즌 중반 이후에는 정착기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4월 개막 시점과 비교해 좁아지고 있다는 얘기도 조금씩 나온다. 한 구단 현장 관계자는 “최근 들어 존이 좁아지고 있는 느낌이다. 상하좌우 모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극심했던 투고타저 현상도 조정되는 분위기다. 지난 4월까지 전체 123경기에서 0.243으로 주저앉아 있던 리그 팀타율은 5월 이후 35경기에서는 0.257로 올라갔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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