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핸드볼' 남녀 첫 동반 외인 사령탑..새로운 '우생순' 쓴다
[경향신문]
유럽 출신 프레이타스·라스무센, 대표팀 지휘봉 잡고 개혁 추진
국제대회 경쟁력 위한 스피드 강화·파워풀한 유럽풍 접목 ‘특명’
한국 핸드볼 사상 최초로 외국인 사령탑이 남녀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세계 핸드볼의 중심인 유럽 시스템을 대표팀에 이식해 국내 핸드볼 발전으로 잇는 ‘핸드볼의 라바리니’가 탄생할지 관심이 모인다.
대한핸드볼협회는 남녀 국가대표 감독에 각각 홀란도 프레이타스(57·포르투갈)와 킴 라스무센(50·덴마크)을 선임했다고 9일 밝혔다. 협회는 지난해 도쿄 올림픽 이후 대표팀 시스템을 고민한 끝에 외국인 감독 체제를 추진해왔다.
여자 대표팀은 올림픽 8강에 올랐지만 정상급 나라들과 현격히 기량 차이를 보였다. 남자 대표팀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본선행에 실패했다. 국내 지도자로는 성적을 내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하에 꺼내든 카드가 ‘외국인 감독’이다. 세계적 흐름에 따라 빠른 공수 전환을 바탕으로 한 ‘스피드 핸드볼’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이 국제대회 경쟁력을 되살리는 길이라고 봤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이끄는 라스무센 감독은 2010년 폴란드 대표팀을 시작으로 헝가리, 몬테네그로 대표팀을 거쳤다. 2015년 폴란드 대표팀을 세계선수권 4강으로 이끌었다. 2020~2021년 몬테네그로 감독을 지내며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남자 대표팀의 프레이타스 감독은 2005~2012년 포르투갈 남자 주니어 대표팀 코치 및 감독을 지냈고, 2015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으로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근까지 이스라엘 남자 주니어·청소년 감독직을 수행했다. 거세진 중동의 기세에 맞서 남자 대표팀의 경기력을 기초부터 끌어올릴 수 있는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협회는 지난해 12월 스페인에서 열린 여자세계선수권 대회에 관계자를 보내 감독 후보군 면접을 직접 진행하는 동시에 국제핸드볼연맹(IHF)에 선발 공고를 냈다. 남녀 각 10명이 넘는 지도자들이 대표팀 사령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협회는 지난 3월부터 수차례 비대면 화상 면접을 통해 후보자들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이들을 낙점했다.
협회는 두 감독이 한국 핸드볼에 새바람을 불러오기를 바라고 있다. 배구 여자 대표팀이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라바리니 감독의 지도하에 도쿄 올림픽 4강 신화를 만들어냈듯이 ‘시스템 변화’를 추구한다. 더 이상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모티브가 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시절처럼 혹독한 훈련으로 만든 체력과 근성만으론 세계무대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 우리는 유럽보다 스피드와 파워 등 모든 면에서 뒤처진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는 떨어져도 순간순간 공격에서 속도를 내는 한국 핸드볼의 장점에 파워풀한 유럽 핸드볼을 접목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16일 첫 공식석상인 기자회견에 나서고 17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한다. 협회는 외국인 코치도 영입할 계획이다. 협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더 나아가 파리 올림픽을 향한 큰 청사진을 그리며 최선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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