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거래정지 주식 '수상한 장외 매도'..어떻게 제값에 팔았나

유희곤 기자 2022. 5. 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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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장관 후보자 또 '이해충돌 의혹'

[경향신문]

국회의원 된 후 ‘상폐설’ 블러썸엠앤씨 3270주 사인 간 거래
최근엔 벤처캐피털 법인 해산 한 달 전 ‘지분 58%’ 팔아치워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53·사진)가 매매정지된 코스닥 상장사 주식을 사실상 제값을 받고 개인에게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체 주식은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거래가 재개되지 않고 있다. 회사 대표의 횡령 등으로 거래가 정지돼 ‘상장폐지설’까지 나오던 회사의 주식을 누가 사들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회의원 신분이던 이 후보자와의 관계에 따라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류호정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 후보자는 의원 임기가 시작한 지 한 달여 후인 2020년 7월16일 코스닥 상장사 블러썸엠앤씨(현 휴엠앤씨) 주식 3270주를 1489만4000원에 사인 간 거래로 매각했다.

화장품 부자재 사업을 하던 블러썸엠앤씨 주식은 대표 이모씨의 횡령 사건으로 그해 5월29일부터 매매가 정지된 상태였다. 횡령액은 295억원으로 법인 자기자본 647억원의 45.6%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블러썸엠앤씨의 매매정지 직전일 종가는 주당 4555원이었다. 증권거래세 등을 고려하면 이 후보자는 이 가격에 블러썸엠앤씨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 재개 여부가 불투명하고 최악의 경우 상장이 폐지될 수도 있는 상장사 주식을 장외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매도한 셈이다. 2020년 7월 당시는 이 후보자가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직무관련성 통보도 받기 전이었다. 주식백지신탁심사위는 2020년 8월31일 이 후보자에게 보유 주식의 직무관련성을 통보했고 이에 이 후보자는 삼성전자 등 6개 코스피 상장사 주식을 매각했다.

블러썸엠앤씨는 이 전 대표가 과거 라임자산운용 투자금을 지원받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이 전 대표가 물러난 후 2020년 8월 수원지법에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아 매물로 나왔다. 휴온스글로벌이 2021년 2월4일 블러썸엠앤씨를 580억원에 인수했고 사명은 휴엠앤씨로 변경됐다. 개선 기간이 부여된 오는 9월5일까지 주식 매매가 정지된 상태다.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직전 설립한 경영컨설팅사 와이얼라이언스가 최근 처분한 주식도 논란이 됐다. 와이얼라이언스 지분 65.3%를 보유했던 이 후보자는 와이얼라이언스가 갖고 있던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 지분 42만주(지분율 58.3%)를 2대 주주인 산하인더스트리(32.8%)에 지난 1월 매도했다.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는 한 달 만인 지난 2월2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법인 해산을 결의했다.

류호정 의원은 “상장 폐지 위기에 있던 상장사 주식을 사인 간 거래로 전량 처분한 수상한 거래는 와이얼라이언스인베스트먼트의 법인 해산 전 주식 처분과 유사한 형태”라며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을 때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피해를 전가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이 후보자는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이 후보자 측에 ‘블러썸엠앤씨 주식 매매 대상이 누구인지, 매매 경위는 무엇이었고 매매가 책정은 어떻게 했는지’를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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