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한 영욕의 세월

최재훈 2022. 5. 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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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지난 7일 별세한 영화배우 강수연 씨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산증인으로 불릴 만큼 영화제와 가장 깊은 인연을 가진 배우입니다.

초대 심사위원부터 2017년 집행위원장 불명예 퇴진까지 20년여 동안 부산국제영화제와 영욕의 세월을 함께 했습니다.

최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열리는 한국 최초의 국제영화제를 기치로 내걸고 항해를 시작한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인들조차 영화제의 성공을 의심할 때 영화배우 강수연 씨는 1996년 초대 심사위원을 맡으며 영화제를 이끌었습니다.

이미 베니스 영화제와 모스크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 스타 반열에 올랐던 그녀는 영화제 기간 때로는 사회자로 때로는 심사위원장으로 뛰며 호스트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故 강수연/제14회 BIFF 플래쉬포워드 심사위원장 : "이 부분은 영화적 완성도보다는 감독의 영화적 잠재력, 역량 그런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3회 때부터는 집행위원을 맡았고, 다이빙 벨 사태로 이어진 정치적 탄압으로 영화제가 난파 위기에 놓였을 때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직접 키를 잡았습니다.

영화제 보이콧과 영화제 핵심인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숨지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도 그녀는 그해 영화제를 꿋꿋이 치러냈습니다.

[故 강수연/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 "대한민국 영화 또, 부산국제영화제도 국민이 지키는 영화제, 관객이 만드는 영화제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녀에게 영광만 안겨준 것은 아닙니다.

2017년 8월, 영화제 사무국 직원들이 횡령죄로 2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강수연 집행위원장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합니다.

다음 달 강 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를 끝까지 마친 뒤 김동호 이사장과 함께 공동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그해 10월 사실상 불명예 퇴진하게 됩니다.

[김동호/부산국제영화제 前 이사장 : "영화인장으로 모시게 된 것은 다행이면서 또 동시에 그만큼 신망이 두터웠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죠."]

부산국제영화제의 산증인이자 파수꾼이었던 영화배우 강수연은 영화제의 사라지지 않는 별로 기억될 것입니다.

KBS 뉴스 최재훈입니다.

영상편집:백혜리

최재훈 기자 (jhh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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