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한 한동훈 "내 딸이 이모가 있었어? 누구요?"

2022. 5. 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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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9일 인사청문회에서 딸의 '스펙 논란' 등을 놓고 치열히 맞붙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 딸의 '아빠·엄마 찬스' 의혹을 집중 공략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복지관에 노트북 50대를 기부한 일에 대해 오늘 보도를 보니 후보자 딸의 동아리 명이 기념사진에 그대로 찍혀 있다"며 "이 기부가 한 후보자 딸의 동아리 활동을 매우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영배 의원은 "표절을 판별하는 여러 프로그램이 있는데,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유사도가 55%에 이른다고 한다"며 "한동훈 가족판 '스카이 캐슬'이다. 자녀만 아니라 조카, 처가까지 동원된 스펙 공동체"라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왜 딸의 봉사활동을 돈 내고 기사로 광고하느냐"고 비판했다.

한 후보자는 이에 "논문이라고 한 것은 고등학생이 연습용으로 한 리포트 수준의 짧은 글들로 2~6페이지의 영문 글을 모은 것"이라며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전혀 없고 입시에 사용될 계획도 없다. 학교에도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어 "표절률이 높다고 하셨는데 우리나라 '카피킬러'라는 것을 돌리면 4% 정도 나온다"고 했다.

봉사활동 기사에는 "그게 대단한 언론사가 아니라 '인터넷 가로수' 같은 홍보지"라며 "유수의 언론에 낸 게 아니라 스펙으로 쓸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반칙이 있거나 위법이 있는 건 아닌데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기회는 아닌 것이고 제 딸이 운이 좋고 혜택을 받은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가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건물의 옥상에 18㎡ 패널로 만든 불법 건축물이 있다고 구청으로부터 시정 요구를 받았다. 법으 집행하는 법무 장관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몰랐다가 이번에 지적 받아 알았다. 모친께서 관리해 몰랐다"며 "즉시 시정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한 후보자 신상 관련 의혹을 제기하던 중 오류가 있는 질문도 나왔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한 후보자 딸의 논문을 두고 "2022년 1월26일 논문을 이모하고 같이 1저자로 썼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가 당황한 듯 "누구라고요?"라고 되물었고, 김 의원은 재차 "이모라고요. 이모"라고 했다.

한 후보자는 재차 "제 딸이요? 누구의 이모를 말씀하시는 건가"라며 "제가 (딸 교육에)신경을 많이 못 쓰기는 했지만 이모와 논문을 같이 썼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에 "논문을 한 번 찾아보시라"라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

발언이 끝난 뒤 김 의원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이모는 한 후보자 처가 쪽 조카가 쓴 논문의 교신 저자인 조카의 외숙모 '이 모 교수'를 오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모가 썼다는 논문은 같이 쓴 게 아닌 것으로…"라고 했다. 이에 한 후보자가 "아닌 것이죠?"라고 재차 확인했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이 노트북에 복지관을 기부했다는 데 대해 "물품을 지급했다는 기증자가 한 아무개로 나왔다"며 "후보자 따님의 인터뷰 내용은 '사회 공헌 부서에다가 연락했다'는 건데, 회사 측은 '사회 공헌 부서는 없다. 남은 물품을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이에 "한○○이라고 된 건 '한국쓰리엠' 같다. 영리 법인이라고 돼 있지 않는가"라며 "제 딸 이름이 영리 법인일 수 없다"고 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의 봉사활동에 대해 "따님이 여러 군데에서 수상하며 2만시간 넘는 봉사활동을 했다고 돼 있다. 2만시간이면 하루 10시간을 잡고 2000일 아닌가. 5년이 넘는다. 5년간 매일 봉사해야 한다"며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본인이 아니고 'her organization(단체)'이라고 돼 있지 않느냐. 단체가 했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한 후보자의 말에 "organization 자료를 내라고 한 것"이라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번 인사청문회에 대해 "영리법인으로 명시돼 있는데 한○○이니 네 딸이라고? 법인이란 게 원래 인간이 아닌 대상에 법적 인격을 부여한다는 것 아닌가"라며 "그보다 빛나는 건 '이 모 교수'를 이모로 해석하는 김남국 의원의 창의성. 청문회가 아니라 개그 콘테스트를 보는 듯"이라고 조롱했다.

이어 "바보들. 공격 포인트를 전혀 못 잡는 듯"이라며 "현재 스코어, 민주당 의원들의 완패. 이럴 줄 알았다"고 했다.

한 후보자의 태도를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다.

맛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황교익 씨는 "한동훈 변명을 들을 게 아니라 수사를 받게 해야 한다"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듣기 싫다. 청문회를 끝냅시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조국(전 법무부 장관)의 딸은 모든 의혹에 대해 수사를 통해 확인했다"며 "한동훈의 딸에 대한 의혹 역시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청문회에서의 변명 따위는 의미가 없다. 검찰은 즉각 수사를 하라"고 주장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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