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저출생 극복이 1차 과제..그 원인인 양극화 해법 빨리 내놔야"[윤석열 정부에 바란다①]

심진용 기자 2022. 5. 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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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그간 각료 인선 등을 보면
통합·협치와는 거리 멀어
여소야대 현실 직시해야
청와대 떠나 용산 갔다고
제왕적 대통령 안 없어져
구태 버려야 새 정치 가능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사진)은 윤석열 정부의 당면과제로 저출생 극복을 지목하며, 새 정부가 저출생의 근본 원인인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안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와 통합이 중요한데, 새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 동안 그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롭게 정치를 시작하는 인물인 만큼 구정치 습성에 빠져들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9일 전화 인터뷰에서 새 정부 1차 과제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지목하며 “출생률이 이렇게 낮은 수준이면 경제 전반의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며 “그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야 하는데 (윤 당선인은)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본의 낮은 출생률을 두고 “(이대로면) 일본은 어차피 존재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 것을 언급하며 “일본이 우리보다는 출생률이 높다”고 했다. 지난해 일본의 합계출생률은 1.34명이다. 한국은 0.81명이다.

김 전 위원장은 저출생의 근본 원인으로 사회양극화를 지목했다. 그는 “IMF 사태 이후 양극화가 시작됐고, 지난 15년 동안 양극화 축소는커녕 코로나 때문에 더 강화돼버렸다”며 “저출생 문제도 여기에 깊이 연관돼 있기 때문에 양극화 문제가 1차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재정, 교육을 비롯해 사회 전반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그런 면에서 인수위가 내놓은 정책과제들을 보면 통상적인 공약 정리 수준”이라며 “당면한 가장 중대한 문제가 무엇인지에 역점을 두고 빠른 시일 내 검토해 새로운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생 극복을 당면과제로 제시하고, 이를 위한 양극화 완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정부 출범 초반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전 위원장은 여소야대 국회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들 통합, 협치 이야기를 하는데 각료 인선 등을 보면 전혀 그런 것이 고려돼 있지 않다”며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단일화를 하면서 통합정부를 한다고 했는데 안 위원장이나 윤 당선인이나 통합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 ‘안철수 패싱’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어떻게 통합정부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여소야대가 앞으로 2년 동안 계속될 텐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지 방안이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정치적 리더십은 문제를 인식하고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발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용산에서 업무를 시작하는 것을 두고 “용산으로 갔다고 제왕적 대통령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는 대통령 권한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지, 장소에 따라 없어지고 안 없어지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개헌 필요성을 시사했다. 적절한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당선인은 새로 정치를 시작하는 사람인 만큼 구정치 습성에 빠져들지 않고 정치를 새롭게 만드는 데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냐, 보수냐의 양 갈래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 구정치 문제”라며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옛날식 사고에 딸려가면 절대로 좋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갈등을 해소하려면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며 “새로운 정치를 구사하려면 과거 정치행태에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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