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안보·경제' 위기 속 출범

[경향신문]
윤 대통령, 10일 0시 임기 시작
첫 일정 지하 벙커서 합참 보고
검수완박에 청문회 ‘대치 정국’
야당과 협치 모색 리더십 절실

시작하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선물한 처칠 관련 서적을 보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가 10일 공식 출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0시부터 제20대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새 정부는 안보·경제·정치 등 다중 위기에서 사회를 안정화하고 도약 활로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위기 극복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새 정부 안착과 한국 사회 도약, 시민들 삶의 진전이 달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0시 서울 용산구 옛 국방부 청사에 마련된 새 대통령 집무실 지하벙커(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합동참모본부 보고를 받는 것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취임식에서 취임사 발표로 국정운영 기조를 제시할 예정이다. 헌법 69조에 따라 신임 대통령 선서에는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다.

새 정부 앞에는 험난한 길이 예정돼 있다. 과제는 산적해 있고,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선서 시작부에 담긴 국가 보위와 평화적 통일로 가는 길을 찾는 것부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계속된 무력시위와 핵개발 움직임으로 남북 정세는 얼어붙은 상태다. 미·중 긴장 고조와 한·일관계 경색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복잡한 외교 함수도 풀어야 한다. 코로나19 장기화, 부동산 시장 등 양극화한 경제에서 시민들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일도 새 정부 책임이다.

정치에서 협치의 활로를 찾을 방법은 뚜렷하지 않다. 검찰 기소·수사권을 분리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과 인사청문회 정국이 중첩되면서 진영 간 대치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총리 없는 반쪽 정부’ 출범이 현실화했다. 6·1 지방선거에 양 진영 모두 사활을 걸고 있어 갈등 출구 전략을 가동할 요인도 부족하다. 윤 대통령이 당선 인사에서 말한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는 약속 이행 여부가 돌파구 마련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