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외치던 '저항의 시인' 김지하 별세..향년 81세
엄혹한 독재 시절 민주주의를 외쳤던 저항의 시인 김지하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진영을 가리지 않고 매서운 펜을 휘두른 시인은 만년엔 많이 외로웠습니다.
정재우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암 투병 끝에 여든 한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김지하 시인.
유족들은 고인이 어떤 말도, 글도 남기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며 평온하게 가족들과 작별했다고 말했습니다.
[정과리/문학평론가 : 1970년대 일종의 민주화의 상징이셨죠. 고난을 당하셨기 때문에 그분의 구명이 곧바로 한국의 민주화와 연결이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고…]
재벌과 국회의원, 고위공무원 등을 '도둑'이라고 풍자한 시 '오적'.
떨리는 손과 가슴으로 민주주의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시 '타는 목마름으로'는 시인을 저항의 선봉에 세웠습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김지하/시인 (2012년) : 감옥에서 긴 시간 독방살이를 했죠. 천장이 내려오고 마루가 올라오고 벽이 들어오고. 미칩니다. 미쳐요.]
이후 생명 사상에 몰두한 시인은 1991년 독재와 싸우며 대학생들의 분신 자살이 이어지자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우라"는 칼럼을 써서 진보 진영으로부터 '변절자'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2012년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를 지지한 것도 논란거리가 됐습니다.
1970년대 학생 운동을 배후 조종했다며 받았던 사형 선고는 2013년 재심 끝에 무죄로 바뀌었습니다.
[김지하/시인 (2013년) : 40년이 넘어서 50년이 됐어. 내가 젊었을 때 부정부패 공격해서 유죄를 해결 못 하고 있는 게 무슨 법이야. 물이 흘러가듯 제대로 가는 게 법이야.]
고비마다 목소리를 내온 시인에게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김씨는 3년 전 먼저 세상을 뜬 아내,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곁으로 갑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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