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때 너무 고평가 됐나"..투자자 고민, 기로에 선 美 기술주

권성희 기자 2022. 5. 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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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2년간 미국 경제를 떠받쳐온 기술산업이 기로에 서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수요가 사라지면서 성장세는 확연히 꺾였는데 인력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임금 인상 압박은 높아지고 있다.

고급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한 수요 급증에 따라 뽑아놓은 인력은 매출 성장률이 낮아지며 부담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기술산업이 수요 둔화와 임금 인상이라는 이중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기술산업의 부진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더 큰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는 초기 신호인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술기업은 지난 10여년간 초저금리 환경에서 초고속 성장을 구가해왔다. 특히 지난해까지 2년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언택트 기조 속에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이 기간 동안 기술기업들은 고용 인력을 수십만명씩 늘렸고 이는 코로나19로 노동력이 감소한 상황에서 미국 노동시장의 인력 부족을 불러왔다.

아마존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2년간 80만명을 고용했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지난 5년간 정규직원 수가 두 배로 늘어 총 56만3000명에 이르게 됐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기술기업은 다른 산업에서는 거의 목격할 수 없었던 성장세를 구가했다. 2020년에 메타와 아마존,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는 총 1조1000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려 네덜란드와 스위스, 터키,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넘어섰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상황은 변했다.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이 운전기사와 화물 근로자 등의 임금 인상 압박을 높이는 한편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낮추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기술주 투자에서 고수익을 찾던 자금 흐름도 잦아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식당과 쇼핑몰 등이 문을 다시 열면서 전자상거래에 대한 수요는 둔화됐다. 반면 중국에서는 뒤늦게 코로나19가 퍼지며 대대적인 봉쇄가 이뤄져 새로운 부품 공급망 문제를 야기했다.

아마존은 올 1분기 전년 동기비 매출액 증가률이 7%에 그쳐 20년만에 가장 낮았다. 영업 비용이 매출액보다 더 빨리 늘면서 이익률도 위축됐다. 아마존은 창고 수용능력이 수요를 초과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직원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메타는 지난주 중간 직급 이상의 직원 채용은 중단하거나 규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메타버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채용괴 투자를 늘리겠다고 발표한지 7개월만이다.

넷플릭스는 올 1분기에 10년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줄은 것은 물론 이러한 감소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발표 후 넷플릭스는 하루만에 시가총액이 540억달러 증발했다.

애플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로 4~6월 분기 매출액이 80억달러 가량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투자회사 애덤스 펀드의 수석 임원인 마크 스토클은 "투자자들은 리스크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데 기술주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대상"이라고 말했다.

1조6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인베스코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케빈 홀트는 최근 기관 투자자들은 금리가 역사적으로 낮았던 지난 10여년 동안 성장주 투자를 너무 많이 늘린 것은 아닌지 파악하느라 분주하다고 전했다.

그는 자산운용업계가 "저금리 때문에 기술주들이 비현실적으로 높은 가치를 평가 받은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주 투자회사인 넥스트 프론티어 캐피탈의 창업자이자 파트너인 윌 프라이스는 현재 기술기업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경제는 둔화되고 있고 매출 전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그런데 직원들은 경쟁업체에 뺏기고 있고 기존 직원들에게는 인플레이션에 맞춰 매년 8~9%씩 임금을 인상해줘야 한다. 기업들로서는 양쪽에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반도체 설계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요가 늘었던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다른 분야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블레이크 샤인 자산관리의 수석 투자 책임자인 로버트 샤인은 대차대조표가 건전한 좀 오래된 기술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지만 "금리가 계속 올라간다면 지금까지처럼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이 기술주 밸류에이션에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올라가 안정적인 국채에서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기술주에 높은 프리미엄을 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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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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