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100주년, 아동인권 가이드

이태민 기자 2022. 5. 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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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권리를 주장해 (국제앰네스티·안젤리나 졸리·제럴딘 반 뷰런 지음 / 김고연주 옮김 / 창비 / 1만 4000원)
어린이·청소년 인권 가이드, 성인에겐 아동인권 관심 유도
아동권리 내용·침해 사례·주장법 등 제시.. 보호 중요성 강조

왜 특별히 아동을 위한 권리가 따로 필요한 걸까? 이 책은 아동권리의 탄생 과정을 보여주며 이 질문에 답한다. 1948년 각국의 지도자들은 세계인권선언을 통해 '모든 사람은 자유로운 존재로 태어났고, 똑같은 존엄과 권리를 가진다(제1조)'란 사실에 합의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인권을 마치 예외적인 것으로 취급했다. 똑같은 사람임에도 이들의 권리는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야 가능한 것처럼 여기는 행태가 만연했기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킬 수 있는 '아동권리'가 특별히 고안됐다. 1989년 채택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의 정부가 아동이 어른과 똑같은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데 동의"(31면)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이 책은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바탕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신의 권리를 알고, 이해하고, 주장하도록 이끈다. 1부에서는 아동권리가 무엇인지 어떤 필요 때문에 탄생했는지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안전, 참여, 교육, 놀이 등 15가지로 주제를 나눠 아동권리의 주요 내용을 설명한 뒤, 권리 침해의 실상을 짚고, 이에 맞선 전 세계의 어린이 청소년 활동가를 소개하며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3부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신과 다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알고 있어야 할 지식을 제공하며, 안전하고 지혜롭게 권리를 주장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한편, 이 책은 아동이 어른에 의존하기 때문에 오히려 권리 침해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점도 짚는다. 의존은 아동에게 도움을 주지만 그만큼 아동을 취약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정부뿐 아니라 모든 부모와 보호자에게 아동의 권리를 옹호할 의무와 보장할 책임을 부여했다. 결국 아동권리가 제대로 지켜지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부모와 보호자, 주변 시민들의 노력 또한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이 책은 더 나은 세계를 고민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주고, 성인에게는 아동권리에 관한 약속을 상기시킨다. 책의 흐름은 아동의 권리는 아동이 어른에게 복종하는 소유물이 아니라는 점에서부터 출발한다. 하지만 아직도 아동권리 침해가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국가도 많다. 전 세계적으로 6100만 명이 넘는 어린이가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2019년 기준으로 어린이 6명 중 1명은 극심한 빈곤 속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크게 상승했다. 저자들이 바로 지금이, 전 세계에 아동권리 보호에 대한 약속을 상기시켜야 할 때라고 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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