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여행 20%·대리운전 13%↑..개인서비스 물가도 '날개'

이희경 2022. 5. 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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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5% 올라.. 13년 3개월 만에 최고
갈비탕 12%·라면 9%·칼국수 8%↑
보험서비스 10%·국내 항공료 9%↑
거리두기 풀리자 수요 크게 늘어
한번 오른 가격 안 떨어지는 특성
ING은행 "물가 상승률 곧 5%대
한은 5월 추가 금리인상 나설 듯"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4월 개인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4.5% 올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여행사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한 가운데 개인서비스 물가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갈비탕이 1년 전과 비교해 12.1% 오르는 등 외식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고, 세탁료(5.9%) 등 외식을 제외한 품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석유류나 농축수산물 등 대외 요인이나 계절에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과 달리 개인서비스 품목은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리지 않는 특징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악재에 더해 개인서비스 오름폭마저 커지면서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4월 개인서비스 물가는 1년 전 대비 4.5% 올랐다. 2009년 1월(4.8%) 이후 1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4.78%)에 대한 개인서비스의 물가 기여도는 1.40%포인트로 집계돼 공업제품(2.70%포인트) 다음으로 물가 상승의 기여도가 높았다.

개인서비스는 ‘외식’과 ‘외식 제외’ 품목으로 구성되는데 외식이 6.6%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전체 외식 39개 품목 중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품목은 햄버거(-1.5%) 뿐이었다. 1년 전 대비 3% 이상 상승한 품목도 37개 품목에 달했다.

특히 3월과 4월의 상승폭을 비교해보면, 3월 대비 오름폭이 감소한 품목은 설렁탕 등 6개뿐이었다. 대표적으로 갈비탕(12.1%)은 전월 대비 0.4%포인트 올랐고, 라면(9.1%)과 칼국수(7.7%)도 같은 기간 각각 0.9%포인트, 0.8%포인트 올라 서민들의 지갑을 가볍게 했다. 아울러 소주(외식), 맥주(외식)도 4.6%, 4.8%를 기록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근접했다.

외식 제외 품목의 물가 상승률은 3.1%로 외식보다 낮았다. 하지만 품목별로 보면 국내 단체여행비(20.1%), 대리운전 이용료(13.1%), 보험서비스료(10.3%), 국내 항공료(8.8%), 세차료(8.1%), 영화관람료(7.7%), 여객선료(7.2%), 간병도우미료(7.1%), 목욕료(6.8%) 등 외식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서비스도 적지 않았다. 세탁료(5.9%), 택배 이용료(5.4%), 골프장 이용료(5.4%), 호텔 숙박료(5.4%), 가사도우미료(5.1%), 사진 서비스료(5.1%), 찜질방 이용료(4.8%), 주차료(4.7%) 등도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의 물가 상승이 주로 공급 쪽 요인이 원인이라면, 개인서비스 물가는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을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개인서비스 물가가 오르고 있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완화하면서 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재료비가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개인서비스는 한 번 오르면 좀처럼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강한 ‘하방 경직성’을 지닌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 변동이 이뤄지는 농축수산물 등과 달리 영화관람료와 같은 품목은 특정한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 가격 조정이 드물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인서비스의 오름세가 올해 하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가 양호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어 하반기에 개인서비스 상승세 등 수요 측면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서비스업 부문의 회복세는 반가운 일이지만 서비스물가의 급격한 오름세는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경기 회복의 불씨를 꺼뜨릴 수 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IB) ING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5%대에 진입할 수 있다며 한은이 이번 달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ING은행은 공공요금 등 각종 물가 상승세를 반영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를 기존 3.6%에서 1.0%포인트 높은 4.6%로 상향 조정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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