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승절 맞아 우크라 침공 "불가피" 정당화 연설

조기원 2022. 5. 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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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차대전 승전 기념일(승리의 날)인 9일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의 안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한 10여분 간의 연설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의 최신 무기들이 정기적으로 공급되는 것을 봤다"며 "러시아는 (서방의) 공세에 대한 선제 대응을 했다. 이는 불가피하고 시의적절하며 유일하게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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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서방 공세에 선제 대응했다
모든 것이 신나치와의 충돌 가리켜"
'전쟁 선언' 등의 내용은 없어
G7 "러시아인 희생 부끄럽게 만들어" 비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2차대전 승전 기념일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차대전 승전 기념일(승리의 날)인 9일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이 러시아의 안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한 10여분 간의 연설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의 최신 무기들이 정기적으로 공급되는 것을 봤다”며 “러시아는 (서방의) 공세에 대한 선제 대응을 했다. 이는 불가피하고 시의적절하며 유일하게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를 명분으로 내걸었는데, 소련이 나치 독일에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는 이날 연설에도 이런 태도가 반복됐다. “모든 것이 신나치와의 충돌을 가리켰다. 미국과 하위 파트너들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우익 조직과의 (충돌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푸틴은 승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발표한 메시지에도 “오늘날 우리의 의무는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긴 나치즘의 부활을 막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2차 대전 승전기념일인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탱크들이 행진하고 있다. 모스크바/EPA 연합뉴스

이날 붉은 광장에는 적기를 든 군인들이 오와 열을 맞춰 행진하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야르스’와 ‘이스칸데르’가 모습을 드러냈다. 열병식은 모스크바 외에도 극동에 있는 사할린을 포함해 20여개 이상 지역에서 열렸다. 러시아는 승전 기념일 행사를 해마다 성대하게 치러왔고 올해 내용도 예년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전쟁”이라고 선언하는 등 중대 발표를 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에 이목을 끌었지만, 연설 가운데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이날 “(2차대전 종전으로부터) 77년이 흘러,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권은 주권국에 대한 정당하지 않은 침공에 나섰다”며 “그의 행동은 러시아와 러시아인들의 역사적 희생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고 푸틴 정권을 비난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이 회의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석했다.

승전 기념일이 러시아가 축하가 아닌 비난을 받는 날로 바뀐 것은 ‘패전국’ 독일의 태도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과거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승전 기념일 행사에는 독일 총리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지도자나 축하 사절단이 참여했다. 그러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번 전승절 텔레비전 연설에서 “푸틴은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이라며 “77년 전처럼 자유와 안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서구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를 찾아 격려하고 전승을 기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내 질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만나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아내 올레나 젤렌스카도 만났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베르벨 바스 독일 연방의회 의장은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8일 연설에서 “세계 2차대전 후 수십년이 지난 지금, 어둠이 다시 우크라이나에 왔다. 다시 악마가 돌아왔다. 다른 유니폼을 입고 다른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목적은 같았다. 피의 나치즘이 우크라이나에서 재건되고, 그에 대한 열광적인 반복이 나타나고 있다”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조기원 김미향 기자,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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