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억원 에이스의 포수 긴급호출..김광현 키즈에게도 가끔은 필요하다

2022. 5. 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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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가끔은 마운드에서 (고개를)흔드는 것도 괜찮다."

일반적으로 포수가 베테랑이라면 투수가 포수의 볼배합 및 경기조립을 전적으로 따라간다. 투수들도 경기 전 전력분석미팅, 포수와의 미팅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만, 야구의 경우의 수는 너무나도 많다. 누구도 완벽하게 경기를 준비하긴 어려우며, 그럴 때 베테랑을 좀 더 신뢰한다.

다만, 배터리의 구종 및 코스 선택은 결과론이다. 데이터는 말 그대로 데이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야구는 데이터로 말할 수 있지만, 데이터가 야구의 모든 걸 말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투수도 마운드에서 포수에게 의견을 개진할 정도의 확고한 논리와 목적이 있어야 한다.

SSG 김원형 감독도 기본적으로 투수들이 포수의 의견과 선택을 적극적으로 존중하며 경기를 풀어가는 게 옳다고 여기는 지도자다. 투수가 부진할 때 포수의 볼배합 미스를 디테일하게 지적하는 편이다.

오원석의 6일 고척 키움전 부진도 이런 시각으로 바라봤다. 오원석은 당시 5이닝 8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6실점으로 시즌 2패(3승)를 떠안았다. 오원석의 최대장점은 우타자 바깥쪽 패스트볼인데, 포수가 그 장점을 좀 더 살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투수가 위기서 자신 있게 생각하는 공을 던지면 맞더라도 여운이 남지 않는다. 상대 타자의 단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기 어려운 투수라면 차라리 그 투수가 잘 던질 수 있는 공을 던지게 하는 게 맞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포수 이현석의 잘못이라고 규정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공을 던지는 주체는 투수"라고 했다. 여기서 김 감독은 투수가 포수의 사인에 습관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걸 경계했다. 아무래도 오원석과도 같은 저연차들이라면, 포수의 사인에 고개를 흔드는 경우가 거의 없다.


김 감독은 "나도 투수코치 시절 투수들에게 포수를 전적으로 신뢰하라고 했다. 그러나 투수도 마운드에서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한다. 투수가 대선배 포수에게 고개를 흔들 엄두를 못 내는 건 맞다. 때로는 마운드에서 고개를 흔드는 것도 괜찮다"라고 했다.

가끔은 투수가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있다면, 포수에게 고개를 흔들고 자신이 원하는 구종, 코스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 대신 그만큼 투수가 그 구종이나 코스에 대한 당위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151억원 에이스' 김광현이 좋은 예다. 1-1 동점이던 3일 인천 한화전 6회초 1사 1,2루 위기서 하주석 타석이었다. 포수 이흥련이 계속 패스트볼 사인을 내길래 김광현이 이흥련을 마운드로 불러 낸 뒤 슬라이더로 위기를 탈출한 순간이 있었다.

김광현에겐 당위성이 있었다. 한화 타자들이 자신의 패스트볼에 철저히 타이밍을 맞췄다. 그래서 슬라이더를 던질 때 스윙이 나가다 걸려 빗맞은 안타가 적지 않게 나왔다는 해석을 했다. 오히려 슬라이더를 더 강하고 정확하게 던져 위기를 벗어나자는 생각이었다.

2001년생 오원석이 김광현처럼 포수들을 불러서 사인에 대해 다시 얘기하고 자신의 뜻대로 공을 던질 수 있을까. 김 감독 말대로 쉽지 않다. 다만, 오원석도 김광현의 당위성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공부할 필요는 있다. 김 감독이 진짜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김광현 키즈' 오원석은 김광현의 그런 관록과 노련미가 어떻게 쌓였는지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광현(위), 오원석(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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