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독재자의 아들', 필리핀 대권 쥐나

박영서 2022. 5. 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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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 선거가 9일 시작됐습니다.

당선이 유력시되는 대선 후보는 '독재자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64·사진) 전 상원의원입니다.

이번 대선의 최대 관심사는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의 당선 여부입니다.

그는 36년 간 독재를 했던 고(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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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필리핀 대통령 선거가 9일 시작됐습니다. 당선이 유력시되는 대선 후보는 '독재자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64·사진) 전 상원의원입니다.

필리핀 유권자 6700만명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투표를 해 앞으로 6년 간 대통령 자리에 있을 사람을 선출합니다. 이날 대통령과 부통령 외에도 상원의원 13명, 하원의원 300명을 비롯해 1만8000명의 지방 정부 공직자도 함께 뽑습니다.

이번 대선의 최대 관심사는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의 당선 여부입니다. 그는 36년 간 독재를 했던 고(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입니다. 그는 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았습니다. 신사회운동(KBL) 소속인 그는 지난달 16∼21일 실시한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56%의 지지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경쟁자로 꼽히는 레니 로브레도(57) 부통령은 23%로 뒤를 이었지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1986년까지 장기집권했습니다. 지난 1972년부터 1981년까지 계엄령을 선포해 반대파를 체포·고문·살해하면서 독재를 유지했지요. 시민들이 1986년 '피플 파워'를 일으키자 하야한 뒤 하와이로 망명했고 3년 후 사망했습니다. 그의 아내 이멜다 마르코스는 '사치스러운 영부인'으로 유명세를 떨친 바 있습니다.

마르코스 후보는 마르코스 가문의 연고지인 북부 일로코스노르테주의 탄탄한 정치적 기반, 과거 국가 주도 경제성장 시절에 대한 중·장년층의 향수 등에 힘입어 탄탄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선거운동 기간 토론과 언론 인터뷰를 일체 하지 않았습니다. 유세현장에서는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지 않고 국민 통합만 강조했지요. 전문가들은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것은 아버지 마르코스의 부정부패 등이 거론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력한 부통령 후보는 마르코스와 러닝 메이트를 이룬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 사라(43) 다바오 시장입니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마르코스와 사라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마르코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집권 후 상당한 진통이 우려됩니다. 독재자 가문이 시민들에 의해 쫓겨난 뒤 36년만에 다시 정권을 잡게 되는 셈이어서 그렇습니다. 아울러 향후 필리핀과 중국과의 관계도 주목됩니다. 현 두테르테 대통령은 친중 외교를 펼쳐 왔습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필리핀의 새 지도자가 양국 사이에서 어떤 외교적 행보를 취할 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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