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깡수연'을 추억하다
이어서 ET콕입니다.
[영화 '베테랑' : "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영화 '베테랑' 대표 명대삽니다.
사실 영화가 나오기 한참 전부터 이 말을 써 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배우 강수연 씹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그가 평소 영화계 인사들을 챙기며 자주 하던 말,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실제 강수연은 배우로서, 또 영화인으로서, 늘 '자존심'을 강조했습니다.
“배우는 오로지 연기로만 말한다”고 했고 영화를 찍을 때마다 "절벽 끝에 서 있는 마음으로 연기를 한다"고 했습니다.
고 강수연의 데뷔 당시 나이는 네 살.
스스로 길거리 캐스팅의 원조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작은 얼굴에 오목조목한 이목구비 여섯 개나 되는 보조개로 밝게 웃던 그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80년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로 자리잡습니다.
스물한 살이던 1987년엔 운명의 작품을 만나게 됩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입니다.
당시 신예 여배우 투톱은 동갑내기의 동명여고 출신인 조용원과 강수연, 임 감독은 옥녀 역할에 한 발 앞서 스타덤에 오른 조용원을 먼저 떠올렸지만, 고심 끝에 강수연을 택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보여 준 강수연의 열정은 지금까지도 회자됩니다.
출산 장면 하나만 4박5일에 걸쳐 찍었다고 합니다.
개봉 당시 국내에서는 ‘노출 수위 논란'만 시끄러웠는데 뜻밖의 소식이 해외로부터 전해졌습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한국 최초의 ‘월드 스타’ 강수연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2년 후 역시 임권택 감독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이번에는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월드 스타'의 지위를 굳혔습니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반응이 좋았고요. 전체적인 영화를 인정 받아서 제가 상을 탄 거 같아요."]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선 파르스름한 민머리로 더없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강수연은 “비구니 역이니 머리를 깎는 것은 당연하다”며 아무렇지 않게 삭발을 단행했습니다.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 촬영현장 : "아우 챙피해 죽겠네!"]
<고래사냥2> 영화에선 원효대교에서 한강에 뛰어드는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한 당찬 배우였습니다.
이런 그녀에게 팬들은 '깡수연'이란 별명을 붙였습니다.
["남의 인생을 내가 흉내내는 건데, 할 수 있는 한은 거기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녀가 떠난 7일부터 11일 영결식을 앞둔 지금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는 추모의 글이 가득합니다.
“등대 같은 분” “자랑스러운 선배” “멋진 누나” “잘 챙기는 맏언니”….
남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를 기억합니다.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 예정인 영화 <정이>가 강수연의 유작이 됐습니다.
“나의 최종 목표는 연기 잘하는 '할머니 배우'가 되는 것”이라며 지치지 않는 열정을 내비쳤던 고 강수연.
그 마지막 약속은 아쉽게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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