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수상자 "한국 과학연구 수준 높아..15년 내 노벨상 나올 것"

곽주현 2022. 5. 9. 18: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노벨상 수상 여부로 과학 발전의 성과를 판단하는 건 정신 나간(crazy) 짓입니다. 행운이 따라야 하는 문제일 뿐이죠. 다만 지금 당장 머릿속에 가능성 높은 한국인 과학자가 3명이나 떠오르네요. 확신하건대 15년 안에 최소 2명의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겁니다."

이날 맥밀런 교수는 아내이자 과학자인 미국 제약사 캐드먼의 김지인 부사장과 함께 약 한 시간 동안 KIST 신약개발 연구자 20여 명과 별도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한국과도 연 깊어..서울대 강의 경험도
"과학에서 중요한 건 '남들이 안 하는 것'"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9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특별강연을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KIST 제공

"노벨상 수상 여부로 과학 발전의 성과를 판단하는 건 정신 나간(crazy) 짓입니다. 행운이 따라야 하는 문제일 뿐이죠. 다만 지금 당장 머릿속에 가능성 높은 한국인 과학자가 3명이나 떠오르네요. 확신하건대 15년 안에 최소 2명의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겁니다."

9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특별 강연에 나선 데이비드 맥밀런(54)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한국의 과학 연구 수준은 인상 깊다"며 이같이 말했다. 맥밀런 교수는 지난해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 연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교수와 함께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스코틀랜드 출신 과학자다.

맥밀런 교수의 연구는 유기촉매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유기촉매는 활용도가 높고 친환경적이며 경제성까지 충분해 금속, 효소에 이은 '제3의 촉매'라고 불린다. 지난해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며 "관련 연구자들이 신약부터 태양전지의 빛을 포착하는 데 사용되는 분자까지 다양한 물질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은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맥밀런 교수는 아내이자 과학자인 미국 제약사 캐드먼의 김지인 부사장과 함께 약 한 시간 동안 KIST 신약개발 연구자 20여 명과 별도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맥밀런 교수는 "내 연구가 가장 먼저 활용됐으면 하는 분야는 의학"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아내인 김지인 캐드먼 부사장이 9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KIST 제공

맥밀런 교수는 한국과도 연이 깊다. 한국에서 태어난 아내와 함께 서울에 여러 번 방문했으며, 2016·2017년엔 서울대 화학부에서 두 달간 강의를 맡았다. 11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청을 받았지만, 일정상 예방은 불발됐다. 맥밀런 교수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중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비중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만약 윤 당선인을 만났다면 계속 지금과 같은 수준을 이어가 주기를 당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에게도 애정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맥밀런 교수는 "미국과 비교해 한국 젊은 과학자들은 집중도가 몹시 높고 모든 것을 배우고 싶어 하더라"며 "다만 한국에 연장자를 존중하려는 문화가 있어 남들과 다른 주장을 펼치는 것이 어려워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연구실 학생들은 매번 나에게 반기를 드는데, 나는 이게 아주 건강한 문화라고 생각한다"며 "과학에서 중요한 건 남들이 안 하는 걸 시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