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에 상괭이 등 멸종위기 종 서식.."신공항 건설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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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가덕도에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 등 멸종위기 동물이 서식하고, 섬 상공에 6천마리가 넘는 철새가 날아다닌다는 환경단체의 생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은 9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덕도 해양·조류·육상·역사유적 생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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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태계 파괴, 새와 비행기 충돌 우려
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가덕도에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 등 멸종위기 동물이 서식하고, 섬 상공에 6천마리가 넘는 철새가 날아다닌다는 환경단체의 생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해양생태계 파괴를 막고 비행기와 조류 충돌 가능성이 큰 만큼, 환경단체는 신공항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9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덕도 해양·조류·육상·역사유적 생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덕도 주변을 대상으로 자연생태 분석을 종합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단체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드론으로 가덕도 연안을 촬영해 조사한 결과, 상괭이 65개체가 서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덕도 남쪽 바다에서는 상괭이가 한 장소에서 6시간 동안 60차례 이상 관찰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드론으로 해초류인 잘피를 촬영한 결과, 가덕도 북쪽 해안 3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잘피 군락의 면적은 축구장 1개 넓이인 1.2㏊에 달했다.
상괭이와 잘피는 해양생태계법에 의해 지정된 법적 보호종이다. 특히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으로, 주로 한국에 서식한다. 환경운동연합은 “상괭이는 전 지구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우리나라가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바다 포유동물”이라며 “가덕도 신공항이 건설되면 상괭이와 잘피 서식지, 해양생태계 파괴는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
수많은 철새도 관찰됐다. 이 단체는 지난해 9월12일부터 올해 3월25일까지 7차례에 걸쳐 42시간35분 동안 가덕도 신공항 활주로 예정구역 상공을 비행하는 철새가 6400마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들 철새의 약 43%는 새와 비행기의 충돌 사고(버드 스트라이크)가 빈번한 지상 300m 높이로 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류별로는 13∼14종의 맹금류가 2610마리로, 이들 중 일부는 국가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종이거나 국내에서 멸종우려종으로 간주하는 종이었다. 갈매기, 까마귀 등 기타 대형 조류는 1922마리였다.
환경운동연합은 “가덕도는 한반도와 일본 서남부를 오가는 철새의 주요 이동 통로 상에 있다. 매년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가덕도를 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조류충돌의 위험을 줄이고 철새 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육상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인 대흥란 군락지 등이 확인됐다며 “최소 100년 수령의 동백군락지와 상록활엽수림은 각별히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움집터 등 각종 유적이 있다는 점을 들어 “공항 건설은 역사와 문명의 유적을 파괴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또 “예정지에 공항이 건설된다면 국수봉을 중심으로 한 가덕도의 우수한 생태계는 모두 파괴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공항 건설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사전타당성 검토연구용역 결과를 즉시 공개하고 철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할 것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조류충돌과 관련한 조사 및 해양 매립으로 인한 상괭이·잘피 서식지 훼손 문제, 국수봉의 동백군락지 및 대흥란 군락지 파괴에 대한 민·관 공동조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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