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감사' 아픈 만큼 더 크게 성장하는 김비오

김경호 선임기자 2022. 5. 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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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김비오가 8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에서 열린 제41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후 인터뷰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ㅣ대회조직위 제공


김비오(32)는 지난 8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파71)에서 열린 제41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조민규에 2타차 우승을 거둔 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4타차 선두로 출발해 공동선두를 허용했다가 다시 앞서가며 힘든 여정 끝에 마침내 우승한 김비오는 “오늘 하루가 굉장히 길고 힘들었다”는 소감을 가장 먼저 밝힌 뒤 “11번홀에서 조민규 프로님에게 2벌타가 통보됐는데, 그 때 이후 저도 조 프로님도 모두 흐름이 깨진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김비오는 7번홀까지 공동선두를 내준 뒤 8번홀(파4)에서 상대의 보기, 9번홀(파5)에서 자신의 버디로 2타차 선두를 되찾으며 팽팽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었다. 두 경쟁자가 11번홀(파3)에서 티샷을 마친 뒤 경기위원이 조민규의 9번홀 세번째샷이 규정위반이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2벌타를 부과하면서 우승경쟁에는 김이 빠지고 말았다. 끝까지 아무 변수 없이 경쟁이 이어지고 우승했다면 더욱 기쁘고 감사했을 일이었다.

김비오는 이날 우승이라는 결과에 대해서도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이라는 표현을 거듭했다. 자신의 노력으로 일군 우승이지만, 사실 우승은 주위를 비롯한 모든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완성된다는 걸 모든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

3라운드가 열린 지난 7일에는 챔피언조에서 티샷을 앞둔 김비오의 평정심이 흔들릴 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동반자 2명이 티샷을 먼저 마친 뒤 경기 진행요원 한 명이 쓰러지는 걸 먼저 발견한 김비오는 플레이를 멈추고 재빨리 후속 조치를 취하게 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앰뷸런스가 들어오고 응급 후송이 끝난 뒤 이어진 경기에서 김비오의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벙커에 빠지며 첫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했지만 중반 이후 만회하며 4타차 선두로 끝낼 수 있었다. 김비오는 이날 경기후에도 그 진행요원의 안부를 먼저 물었고, 첫홀 더블보기도 자신의 잘못된 플레이만을 탓했다.

대회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아시안 투어 홈페이지에서 주목받았던 김비오의 이날 재빠른 조치는 큰 화제가 됐다. 마침내 우승까지 차지한 김비오의 스토리는 일주일 내내 연달아 톱기사로 아시안 투어 홈페이지를 장식했다.

한국프로골프(KPGA)에서 7승을 수확한 김비오는 2019년 가을 대구경북오픈 당시 갤러리의 카메라 셔터소리에 흥분해 손가락욕을 하는 바람에 큰 파문을 일으켰었다. 당시의 잘못에 깊이 반성하고, KPGA도 3년 중징계를 감경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이어가고 있는 김비오는 “그 때 이후 갤러리가 처음 들어오신 대회인데, 첫날 조금 긴장했지만 대회기간 내내 팬들로부터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큰 파문 이후 지속적으로 반성하고, 봉사활동과 선행을 이어가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김비오에게 팬들도 따뜻한 격려와 박수로 화답했다.

해외 진출을 꿈꾸다 국내로 돌아온 김비오는 골프선수로서의 꿈을 이어가며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올시즌 국내 투어 3승과 상금왕을 목표로 삼은 김비오는 기회가 된다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로 가는 관문인 콘페리 투어(2부)에도 도전할 계획을 밝혔다.

큰 시련 이후 더욱 성숙해지고, 발전하고 있는 김비오는 “주변의 관심이 제게 큰 힘이 됐다. 아시안 투어에서도 계속 좋은 성적이 나고, 기사도 좋게 나오면서 제가 관심받고 있다는 걸 느꼈다”면서 “앞으로도 기부, 선행, 팬과의 호흡을 더욱 키워가는 선수가 되겠다”며 밝게 웃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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