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었다 #8부능선 #세리머니..김선형이 휘어잡은 챔프전 방향키

김은진 기자 2022. 5. 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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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SK 김선형이 지난 8일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경기 후반 득점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KBL 제공


김선형(34·SK)은 지난 8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로 움직였다. 플레이뿐 아니라 코트와 벤치의 동료들, 팬들을 향해 다양한 세리머니를 쏟아냈다. 중요한 득점을 할 때마다 팔을 크게 돌리고 스텝을 밟으며 관중석을 향해 포효하는 김선형의 에너지가 경기 후반 KGC 홈 구장의 분위기를 좌우했다. 대부분 KGC 팬으로 차 있던 체육관은 김선형이 세리머니를 펼칠 때마다 조용해졌다.

정규리그 1위 SK가 1·2·4차전 승리로 챔피언 등극에 1승만 남겨뒀다. 그 사이 SK 리더 김선형은 평소 안 하던 짓을 하고 있다.

김선형은 지난 2일 1차전에서는 NBA 스타 트레이 영의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내 플레이에 소름이 돋아서 그랬다”며 평소답지 않게 자화자찬 하기도 했다.

김선형의 계속된 오버 액션은 의도된 행동이다. 김선형은 1차전 승리 뒤 “이번 챔프전은 분위기 싸움이라고 생각하는데 KGC도 한 번 분위기 타면 걷잡을 수 없는 팀이다. 다만 체력적으로는 힘들어하는 것이 느껴졌다”고 했다. 체력이 떨어졌지만 언제 치고 나올지 모를 강한 상대 앞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더 과시하고 있다.

2차전까지 완벽한 경기력으로 2승을 거둔 뒤 지난 6일 3차전에서는 반대로 홀린듯 완패 한 SK는 4차전에 큰 긴장감을 안고 나섰다. 김선형은 오히려 더 과장된 액션으로 원정지에서 분위기를 가져가고자 노력했다. 김선형은 “솔직히 2차전 이후 운동하는 분위기 자체가 약간 가벼웠는데 지고나니 확실히 집념이 다시 생겼다. 오늘은 아침 밥 먹을 때부터 선수단 전체에 전운이 감돌았다”며 “원정에서는 우리 쪽으로 분위기를 가져오기 힘들기 때문에 오늘 세리머니를 좀 과하게 했다. 체육관이 조용해지는 게 오히려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세리머니뿐 아니라 말로도 보이지 않게 분위기를 SK로 가져가고 있다.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 SK를 유일하게 앞섰던 KGC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예상을 깨고 쉽게 올라오면서 챔프전은 한 치 앞을 모를 접전이 예고됐다. 그러나 SK가 1차전을 압도적으로 이기자 김선형은 “재미있었다. (창단 첫 통합우승이라는) 대서사시의 서막을 잘 장식한 것 같다”며 “맛있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4차전 승리 뒤에는 “지난 경기에서 KGC가 (우리에게) 긴장감을 심어준 것 같다”며 “오늘 승리로 8부능선은 넘은 것 같다”고도 했다.

SK가 기 싸움을 펼쳐야 하는 상대 KGC는 김승기 감독이 주로 인터뷰를 통해 분위기를 휘어잡는다. 정규리그 2위 KT를 ‘역스윕’으로 떨어뜨린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그 화법이 절정에 달했다. 챔프전에서는 김선형이 승리와 함께 그 주도권을 잡았다. 김승기 감독은 4차전 패배 뒤 “잘 하네, SK가”라고 입을 열었다. 다른 말은 길게 하지도 않으며 완패를 인정했다.

KBL 대표 스타인 김선형은 30대 중반이 된 지금 오히려 더 전성기 같은 기량을 보이며 SK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챔프전에서는 4차전까지 평균 32분27초를 뛰면서 16.8득점 2.3리바운드 6.8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했다. 리더인 김선형의 경험과 기술, 무엇보다 세련된 쇼맨십은 가장 큰 무대 챔프전에서 절정의 빛을 내고 있다.

김선형은 “이제 홈으로 간다. 하지만 3차전 같은 경기가 또 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10일 잠실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올시즌 마지막’을 노리는 김선형의 세리머니가 또 폭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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