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타율 3~5위 갖고도 10위, NC는 뭘 하고 있나

김원익 2022. 5. 9. 15: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O리그 역대 통산 타율 3위, 4위, 5위 타자가 모두 전성기인 채로 NC 다이노스에서 뛰고 있다.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서도 흔치 않을 라인업. 하지만 팀 순위는 10위로 최하위다. 도대체 현재 NC는 무엇을 목표로 한 팀일까.

NC는 9일 기준 32경기에서 9승 23패(승률 0.281)로 최하위로 추락해 있다. 최근 5연패로 1위 SSG 랜더스와 경기 차는 14.5경기까지 벌어졌다. NC가 리그에서 유일하게 10승도 거두지 못한 사이 공동 7위까지 총 8개팀은 최소한 승률 5할(공동 7위 0.484)에 근접해 있거나 그 이상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NC와는 승률 차가 이미 최소 2할 이상 벌어졌다.

사진=MK스포츠 DB
아직 시즌 초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NC의 부진이 그리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여 질 수 있다.

하지만 2012년 팀 창단 이후 1군에 처음 합류해 신인-특별 지명-방출-신고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던 2013년과 현재 성적이 완벽한 데자뷰란 점에서 심각한 내용이다.

2013년 정확히 32경기를 치른 당시 NC는 9승 2무 21패(승률 0.300)로 리그 8위를 기록 중이었다. 당시는 9개 구단 체제로, NC 아래 순위표엔 한화 이글스(승률 0.290)가 있었다. 올해 같은 경기(32경기)에서 NC는 2무 대신 2패를 더 당해 승률이 2할8푼1리에 불과하고 아래엔 아무도 없다.

당연히 올해와 당시 전력은 ‘하늘과 땅’ 차이 수준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가장 상징적인 것이 현재 라인업. NC에는 KBO 공식 집계 기준(3000타석 이상)을 채운 역대 통산 타율 3위 박건우(0.326), 4위 박민우(0.325), 5위 손아섭(0.324)이 함께 뛰고 있다. 역대 1위는 이정후(키움, 0.349), 2위는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0.331)이다.

역대 기록 상위권을 현역 선수들이 모두 채우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이런 최고의 선수들이 전성기 시절 한 팀에서 뛰고 있는 것도 진귀한 장면이다. 특히 이 선수들은 전성기가 한참 지나 뭉친 것도 아닌 최근까지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이들이다.

그래서 올 시즌 NC의 부진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NC의 올 시즌 방향과 철학이 무엇을 목표로 했는지 조차 흐릿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NC는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코로나19 자가격리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호텔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해당 사건이 빌미가 돼 타 팀과 선수들에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KBO리그가 중단된 바 있다. 그리고 2020년 디펜딩챔피언이었던 NC는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결국은 ‘술판 파동’이 NC의 시즌 운명을 망친 셈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리고 NC는 올 시즌 전 겨울 FA 시장에서 박건우를 6년 100억 원, 손아섭을 4년 64억 원에 각각 붙잡으며 화끈한 전력보강을 했다.

선택 방향성은 확실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라인업이 통산 타율 3~5위 트리오. 하지만 NC가 당긴 ‘윈나우’ 신호탄은 불꽃으로 터지지 못한 채 ‘불발탄’이 되는 분위기다.

5위 키움과 벌써 8경기 차로 벌어졌다. 오히려 가을야구 도전을 포기하고 강제로 ‘리빌딩’을 선언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 더 가까워지는 흐름이다.

NC 홀로 승률이 3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최강 SSG를 제외하면 2~8위 팀 간엔 역대급 혼전 시즌이 펼쳐지고 있다. 이처럼 전력이 평준화된 리그 흐름에서 NC만 동떨어져 있다. 이 구도가 당장 깨질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또한 공교롭게도 NC는 지난 4일 외야수 권희동, 이명기-내야수 박민우까지 징계를 마친 ‘탕아 3인방’을 복귀시킨 이후 내리 5연패에 빠졌다.

사진=김영구 기자
결과만 놓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과정을 봐야 한다. NC는 정상적인 인지 감수성을 가진 팬들의 요구를 수년 째 무시하고 일부 집단의 이익만을 우선하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잘못된 신호’와 ‘부정적인 의사결정’이 누적된 결과가 NC의 현주소다.

창단 이후 10년 간 사건이 생기면 계속해서 덮고, 현재 야구 실력만이 선수 판단의 최우선 기준인 팀. 어려움 속에서 팀에 헌신한 선수들은 노장이 되면 방출하고, 외부에서 거액의 몸값을 주고 데려온 선수들만 우대하는 팀. 고군분투한 선수들의 노력을 외면하는 팀. 잘못 한 선수들이 징계가 끝나자마자 기존 구성원을 밀어내고 곧바로 1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팀. 어느덧 베테랑과 유망선수들의 전력이 크게 불균형해진 팀. 그래서 밝은 미래는 꿈 꿀 수 없게 된 팀. 이게 현재 NC의 모습이다.

NC에겐 지금의 승리만이 팀의 유일한 가치와 목적인 듯 보인다. 그러나 그것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NC는 무엇을 목표로 한 팀일까. 또 무엇을 향해 가고 있을까. 백기를 내걸기 전에 그 고민이 먼저일 것 같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