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라스 시대 열리나..마드리드오픈서 또 최연소 우승

[스포츠경향]

카를로스 알카라스(왼쪽)이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무투아 마드리드오픈에서 우승한 뒤 알렉산더 츠베레프의 샴페인 축하를 받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지금 최고의 선수는 알카라즈.”

상대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출중한 기량이었다. 남자 테니스 ‘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9위·스페인)가 또 한번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알카라스는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무투아 마드리드오픈(총상금 674만4165유로) 단식 결승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를 2-0(6-3 6-1)으로 완파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대회는 4대 메이저 바로 아래 등급인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다. 알카라스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마이애미오픈에 이어 마드리드오픈까지 두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 모두에서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 시즌에 9차례 열리는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 중 2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남자 테니스의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2003년 5월5일생 알카라즈는 그의 우상인 라파엘 나달(4위·스페인)이 만 18세에 이룬(2005년 몬테카를로오픈·로마오픈 우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마스터스 1000대회를 두 차례나 우승한 선수가 됐다.

2018년 프로로 전향한 알카라스는 지난해 7월 크로아티아 우마그 대회에서 처음으로 투어 우승을 차지하면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시즌 마지막 메이저 US오픈에서 8강에 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차세대 기대주들이 경쟁하는 넥스트 제너레이션 대회까지 우승했다. 올 시즌에는 벌써 4번의 투어 대회 단식 우승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가 되면서 ‘대세’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8강에서 나달, 준결승에서는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라는 ‘빅2’를 연속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하는 역사를 써 모두를 놀라게 했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와 준결승이 늦게 끝나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츠베레프였다지만, 세계 랭킹 3위인 그를 단 1시간2분 만에 제압했다. 알카라즈는 랭킹 10위권 안의 선수를 상대로 7연승을 달리고 있다. 다음 세계 랭킹에서는 6위까지 오를 전망이다.

카를로스 알카라스이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무투아 마드리드오픈에서 우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츠베레프는 “알카라스는 지금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극찬과 함께 “앞으로 여러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랭킹 1위를 차지할 새로운 슈퍼스타를 지켜보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알카라스의 천재성을 인정했다.

알카라즈는 “저는 스스로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 6위에 오르면 최고까지 5명의 선수가 더 있다”고 긴장감을 유지함녀서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그는 7~8살 때 테니스를 처음 보기 시작한 마드리드 대회에서 우승한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알카라즈는 “나달이 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보면서 이 순간을 위해 열심히 훈련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처음 이 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린게 개인적으로 너무 감동적”이라고 말했다.알카라즈는 22일 클레이코트에서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을 앞두고 대회 전초전인 바르셀로나오픈과 마드리드오픈까지 우승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알카라즈는 다음 클레이코트 대회인 로마 마스터스에는 발목 부상 치료를 위해 불참한 뒤 프랑스오픈을 준비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