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_비욘더게임] 전현직 국가대표 MF의 패스 플레이로 무르익은 '익수볼'

김형중 2022. 5. 9. 12: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버스를 타고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20대로 보이는 청년들의 대화가 들렸다.

조금 뒤에 처진 기성용과 앞선의 동갑내기 나상호, 한승규 등과의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견고했던 수원FC 수비벽을 조금씩 허물었다.

황인범 투입 후 서울의 유려한 패스워크가 완벽히 살아난 결과물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골닷컴] 버스를 타고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 FC서울 유니폼을 입은 20대로 보이는 청년들의 대화가 들렸다. “푸드트럭도 있대! 거기 갔다가 들어가자” 계절에 맞춰 축구장에도 봄이 온 듯하다. 육성응원도 가능하고 푸드트럭까지 돌아왔으니 일상으로 복귀한 느낌이다. 경기장을 찾은 1만 2천여 팬들은 이렇게 ‘정상적’으로 축구 관람을 즐겼다.

홈 팀 FC서울의 축구도 본 궤도에 오른 듯했다. 정상(Top)까지 오르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8일 열린 수원FC전만 보면 팀이 추구하고자 하는 정상(Normal)적인 축구를 선보였다.

서울의 올 시즌 첫 3득점 경기였다. 10경기를 치르면서 11골에 그쳤던, 조금은 아쉬웠던 공격력이었지만 이날은 릴레이 골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상대 미드필더 박주호가 전반전에 퇴장을 당하며 수적 우위를 점한 이유도 있었지만 서울은 끊임없이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축구를 하며 결실을 맺었다.

변화의 시작은 후반 10분 황인범의 교체 투입이었다. 11대10으로 싸운 20분 동안 원하던 득점이 나오지 않자 안익수 감독은 팔로세비치를 빼고 황인범을 넣었다. 곧바로 패스워크에서 효과가 나타났다. 황인범은 장기인 패싱력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의 허를 찔렀다. 조금 뒤에 처진 기성용과 앞선의 동갑내기 나상호, 한승규 등과의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견고했던 수원FC 수비벽을 조금씩 허물었다.

후반 17분 첫 열매를 땄다. 코너킥을 짧게 연결한 후 이어진 황인범의 크로스를 라스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자 김진야가 반대편에서 다시 한번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공격에 가담한 오스마르가 머리로 마무리 지었다. 두번째 골도 비슷한 패턴이었다. 의외의 일격을 맞아 동점을 허용한 상황에서 기성용이 빠르고 짧게 코너킥을 처리했다. 황인범이 다시 한번 기성용에게 연결했고 이어진 크로스를 김신진이 해결했다.

윤종규의 쐐기골도 코너킥에서 나왔다. 황인범이 나상호에게 짧게 연결했고 이어받은 기성용이 돌파하는 나상호에게 다시 찔러줬다. 나상호의 컷백이 이어졌고 달려들던 윤종규가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황인범 투입 후 서울의 유려한 패스워크가 완벽히 살아난 결과물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서울이 기록한 3골 모두 코너킥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그것도 일반적인 코너킥이 아니라 모두 짧게 연결한 후 크로스 타이밍을 만들어 득점을 뽑아냈다. ‘익수볼’의 핵심인 패스 플레이가 어찌 보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코너킥으로까지 이어졌다. 서울은 이날 전반 2번, 후반 7번 총 9번의 코너킥을 얻었는데 후반 6분 팔로세비치가 처리한 것 외에 8번을 모두 짧게 연결했다. 이중 3번의 찬스를 성공시킨 것이다.

흔히들 공보다 빠른 선수는 없다고 말한다. 패스 한방이면 수비진이 무너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익수 감독은 공격 시 중원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유기적인 패스를 통해 슈팅 찬스를 만드는 축구를 구사한다. 이날 무려 106회의 패스를 기록한 기성용을 필두로 황인범, 나상호 등 전현직 국가대표 미드필더들이 뛰어난 패싱력과 높은 전술이해도를 바탕으로 ‘익수볼’을 만들어 가고 있다.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황인범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감독님이 팀적으로 움직이는 걸 원하신다. 그런 움직임을 빨리 캐치해서 실현해야 한다. 설령 볼을 빼앗긴다 해도 좋은 축구를 위해 시도해야 한다. 저희 팀 축구는 K리그에서 좋은 축구, 세련된 축구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 의미 없이 앞으로 때려 놓고 세컨볼을 따내는 것도 축구의 일부이고 그런 팀이 좋은 팀이 아니라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좋은 축구를 계속해서 추구해줘야 어린 선수들도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저희 팀과 아직 많이 한 건 아니지만 (이런 축구를 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비욘더게임(Beyond the Game)은 축구 경기 그 이상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글 = 김형중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골닷컴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