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 SK와 '변칙' KGC, 베스트 5 전략 최후 승자는

이두리 기자 2022. 5. 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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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안양 KGC 박지훈이 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1~202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돌파하고 있다. KBL 제공


이변 없는 ‘정석’의 승리일까, ‘변칙’의 마지막 반전일까.

서울 SK는 지난 8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의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94-79로 이겼다. 2승을 먼저 내준 KGC는 지난 6일 챔프전 첫 홈경기인 3차전에서 가까스로 1승을 올렸으나 연승에 실패하면서 ‘디펜딩 챔피언’을 사수하기가 한층 힘겨워졌다. 역대 챔프전에서 3승1패가 나왔을 때 3승을 거둔 팀이 모두 우승했다. SK의 우승 확률은 무려 100%다.

양팀의 분위기와 전력에 차이가 나는 만큼, 매 경기 초반 흐름을 결정하는 선발 라인업 전략도 사뭇 다르다. 챔프전 4차전까지 ‘베스트 5’ 멤버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SK에 7명(최준용·김선형·안영준·자밀 워니·최원혁·오재현·이현석)뿐이지만, KGC에는 12명(문성곤·전성현·오세근·대릴 먼로·오마리 스펠맨·박지훈·변준형·박형철·함준후·양희종·한승희·조은후)이다.

SK 최준용과 김선형, 안영준, 워니는 4차전까지 모든 경기를 선발 출전했다. 지난 4일 2차전 경기 도중 김선형이 무릎 통증으로 잠시 벤치로 물러나며 26분 57초를 뛴 것을 제외하면, 세 명 모두 매 경기 30분 이상 경기를 소화하며 지치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최준용이 리바운드를 잡아 공수 흐름을 바꾸면 김선형이 속공으로 돌파하고, 워니가 골밑을 든든하게 지키며 안영준은 외곽을 담당한다. SK의 빈틈 없는 ‘정석 전략’이다.

반면 KGC는 주전 선수들을 여유롭게 활용할 상황이 못 된다. 정규리그 종료 직후 6강과 4강 플레이오프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탓에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 소모가 심하다.

KGC에서 챔프전 4차전을 모두 선발 출전한 유일한 선수는 박지훈이다. 박지훈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주로 식스맨으로 활약했지만, 리딩 가드 변준형이 발목 부상과 장염 등으로 경기를 뛸 수 없을 때마다 그 공백을 착실히 메워 왔다.

그러나 부상 악재는 박지훈에게도 찾아왔다. 박지훈은 지난 6일 3차전 경기 도중 루즈볼 경합 상황에서 워니의 무릎에 이마를 맞아 피를 흘리며 실려나갔고, 찢어진 부위를 25바늘 꿰맸다. 박지훈은 부상 부위에 거즈를 붙인 채 8일 4차전 경기에 어김없이 선발 출전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변준형과 문성곤, 스펠맨이 모두 100%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KGC의 고육지책이기도 했다.

3차전 경기 전 “정면승부보다 변칙 라인업을 운영해 주전의 체력을 안배하겠다”고 밝힌 김승기 KGC 감독은 외국인 선수 스펠맨을 제외하면 백업 멤버인 박지훈·박형철·함준후·한승희로 베스트 5를 꾸렸고, 챔프전 첫 승리를 맛봤다. 이날 교체 투입돼 19분 43초를 뛴 오세근은 18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선발 출전했던 1, 2차전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4차전에서 이번 시즌 데뷔한 신인 조은후까지 선발로 투입하며 다시금 변칙 라인업을 짰지만, 돌발 전략은 SK에 두 번 통하지 않았다.

양팀은 10일 5차전 경기를 앞두고 있다. 주전 선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앓고 있는 KGC에 식스맨 기용은 더이상 변칙이 아니라 유일한 탈출구다. 엄지발가락에 심한 부상을 입은 문성곤은 가까스로 4차전 경기에 복귀했지만 15분 42초를 뛰며 4득점 4리바운드를 올리는 데에 그쳤다.

4강에서 힘을 뺀 변준형도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김승기 감독은 8일 경기 전 “변준형이 손에 감이 없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100%인 것처럼 경기를 하다 보니 몸이 많이 상해 있다”고 말했다.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두고 있는 SK는 탄탄한 기존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전희철 SK 감독은 4차전 승리 후 “오늘도 1, 2차전과 내용이 비슷하다. 1쿼터부터 득점력이 올라가고 있다. 이길 수 있는 공식으로 5차전도 오늘과 같은 형태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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