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뚫고 태극마크 달았는데.. 청천벽력"

정세영 기자 2022. 5. 9. 11: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처음 단 태극마크인데 답답하죠천재지변으로 생각할래요."

올해 9월 10∼25일 개최 예정이었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전격 연기되면서 대부분의 종목별 단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첫 브레이킹 태극마크의 주인공 김종호는 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연기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올해 가장 큰 목표가 아시안게임이었다. 연기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허무했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너무 아쉽고, 운이 안 좋았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3세부터 브레이킹을 해온 김종호는 그동안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브레이킹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으나 대회 연기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김종호 제공
2020년 한국기원에서 만난 신진서 9단이 복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 中 항저우 亞게임 연기… ‘브레이킹’ 김종호 아쉬움 토로

“입촌훈련까지 마쳤는데 답답

이젠 다음 선발전 준비할 것”

12년만에 다시 정식종목 바둑

신진서·최정도 “당황스럽다”

“처음 단 태극마크인데 답답하죠…천재지변으로 생각할래요.”

올해 9월 10∼25일 개최 예정이었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전격 연기되면서 대부분의 종목별 단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미 항저우 대회에 참가할 대표 선수를 선발한 상황에서 계획을 전면 재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바늘구멍 같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선수들의 상실감은 더하다. 넉 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컨디션을 맞춰왔는데, 연기가 결정되면서 ‘김이 새’게 됐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브레이크 댄스)계는 현재 공황에 빠진 상태다. 한국 브레이킹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미국, 프랑스 등과 함께 세계 톱 클래스로 꼽히며,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획득이 유력하다.

브레이킹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브레이킹K 파이널’ 대회에서 총 4명의 대표선수(남 2, 여 2)를 뽑았다. 이들은 지난 1월 5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훈련 개시식에 참석했고, 지난달 7일부터 28일까지 입촌 훈련을 해왔다.

첫 브레이킹 태극마크의 주인공 김종호는 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연기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올해 가장 큰 목표가 아시안게임이었다. 연기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허무했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너무 아쉽고, 운이 안 좋았다는 생각만 든다”고 말했다.

김종호는 13세 때부터 브레이킹을 시작한 18년 차 베테랑. 지난달 열린 내년 국가대표 선발전 1차 브레이킹K 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우리 나이로 30세로, 속절없이 지나는 1년이 아까운 상황이다. 그는 “1차 대회에서 포인트를 획득해 이제 아시안게임만 보고 체계적으로 훈련해야 하는 시기에 돌연 연기 소식을 들었다”면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능력 밖의 일이니까. 이건 제 운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선발전을 다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최승빈, 전예지 등 국가대표에 선발된 선수들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 월요일 촌외 훈련에서 만나 서로 위로해야 할 것 같다. 천재지변으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댄스스포츠연맹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대회가 열리면 기존 선수들이 그대로 나가지만, 내년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현재로선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짤 수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다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바둑계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바둑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됐던 광저우 대회에서 혼성 페어, 남자단체전, 여자단체전의 3개 부문 금메달을 따내며 전 종목을 석권했다. 바둑은 아시안게임 연기가 전해졌던 날에야 대표 명단을 확정됐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일단은 이 체제로 가고 (일정이 나와도) 멤버를 바꾸거나 할 계획은 없다”면서 “개인전은 남녀 1∼2위가 나가는데, 자체 선발전을 거칠 예정이었다. 대회가 연기되면서 다시 전면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바둑 대표 선수들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 여자 최강 기사인 최정 9단은 “연기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마음의 준비는 했는데, 막상 연기가 되니 많이 당황스럽다”면서 “최근 대표팀이 확정돼서 다들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쉽다”고 전했다. 국내 랭킹 1위인 신진서 9단은 애써 담담함을 유지했다. 신 9단은 “연기돼서 아쉽다. 일단 아시안게임 외에도 워낙 중요한 대회가 많아서 다른 대국을 하면서 일정 연기에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