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부동산 정책 단계적 접근해야..임대차 3법·대출 정책 손질이 1순위

2022. 5. 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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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산업硏 김덕례 실장 제언
단기·중장기 과제 각각 따로 수립
부작용 해결·변화發 충격 최소화
'헤럴드 부동산포럼'서 주제발표

“지난 5년간 규제 일변도의 정책들이 가지고 왔던 부작용을 해결하되 (변화로 인한)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차분한 전환이 필요합니다”

오는 10일 취임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새로운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단계적 전환의 해법을 주문했다.

김 실장은 오는 17일로 예정된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2’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서 ‘주택시장이 원하는 규제정책 방향’에 대해 제언한다.

김 실장은 포럼에 앞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과제는 취임 직후부터 단기적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들, 임기 내에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될 문제들, 또 현 정부에서 다 해결할 수 없고 기초를 다듬고 다음 정부로 넘겨야 될 것들로 나누어 설계를 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임기가 시작되고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과제로는 임대차3법의 연착륙이 꼽혔다. 7월에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돼서 시장에 나와야 되는 전세 임차 가구들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것.

그는 “임대차3법의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의 폐지와 유지 같은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시행된 법을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적정할 것인가에 대한 진단을 해봐야 한다”면서 “임대차3법이 적용되는 대상 주택을 줄여보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주거복지가 절실한 저소득 가구가 많이 사는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중심으로 시행 대상을 남겨두고 신축 아파트 같은 곳들은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라며 “지방은 이미 70%가 자가 주택에 살고 있는 만큼 서울과 수도권으로 한정시키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임기 첫해 대출 규제를 서둘러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주거권과 관련된 대출을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기관의 안전성이라는 금융의 관점으로만 보면 당장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을 가로막는 것은 물론이고 어렵게 공공임대에 당첨되고도 부족한 보증금 대출이 안돼 포기하는 사람들을 양산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법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 정부가 합의를 해나갈 수 있는 부분이니 주거 지원 차원에서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며 “비단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뿐만 아니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법 개정 없이도 정부가 개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규제로 전국토의 절반을 차지하는 조정대상지역을 폐지해야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조정대상지역, 투기지역, 투기과열지역, 고분양가관리지역,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미분양 관리지역까지 너무나 많고 복잡하다”면서 “이미 차별성을 잃은 조정지역 하나만 해지해도 규제 지역이 조금은 단순화될 것이며, 이는 국토부가 연내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사안으로 보여진다”고 언급했다.

장기적으로 접근해야할 문제는 주택 공급 정책과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조세 파트를 꼽았다.

뜨거운감자로 떠오른 1기 신도시 주택공급에 대해서 윤석열 정부가 당장 성과를 내겠다는 식의 접근보다는 앞으로의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기틀을 마련하는데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실장은 “1기 신도시의 정비가 지나고 나면 이번엔 2기 신도시가 30년차가 넘어 우리 앞에 당면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지은 이 신도시들을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 튼튼한 로드맵을 내놓기만 해도 성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실장은 “우리가 주택과 관련해 납부하고 있는 세금이 정말 적정한지 문제의식을 갖고 따져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회만 가지고 있는 관념이 ‘1가구 1주택’은 선하고 다주택자는 투기꾼이라는 것”이라며 “주택은 하나만 있어야 하는데 상가나 오피스텔은 또 여러개 가지고 있어도 된다는 이중적인 면모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대의 주택 소유 인식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이제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 달러도 넘고 자가 주택 보유율도 60%가 넘어선 시대인데 여전히 합당하냐는 데 의구심이 든다”라며 “이런 담론적 논의가 해결이 되지 않으면 종부세 등 주택을 둘러싼 세금의 문제는 영원히 해결이 안되고, 정부가 바뀔 때마다 요동칠 여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실수요자와, 투자자, 그리고 투기꾼의 개념은 어떻게 나눌 수 있는 것인가’, ‘저가 아파트 한 채를 가진 사람이 수십억대 전세를 사는 무주택자보다 더 부자인가’ 등에 대해 우리 사회가 담론적 논의를 진행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김 실장은 “기준이 논란이 되겠지만, 고가전세 역시 세금을 내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는 이제 50년 묵은 주택시장의 상식들을 점검해봐야 하고 조세든 대출이든 정책의 틀이든 모두 리뉴얼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짚었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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