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고삐' 북한 "무경각성과 해이성이 제일 위험한 적"

박은경 기자 2022. 5. 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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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의 외교대표와 대사관 관계자들이 지난달 28일 모란봉극장에서 마스크를 쓴 채 국립교향악단 음악회를 관람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은 ‘장기전’이라면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방역 고삐를 조이고 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내 확산세가 이어지는 데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재확산 움직임이 보이자 코로나19 사태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지금 세계를 휩쓸고 있는 전염병 전파상황은 조금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날로 악화되고 있다”면서 “현실은 온 나라 전체 인민이 비상방역사업을 사소한 해이나 빈틈, 허점도 없이 더욱 강력하게 전개해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방역전이 장기성을 띠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제일 위험한 적은 무경각성과 해이성”이라며 “만약 어느 한 사람이라도 방역규율을 어긴다면 품 들여 다져온 우리의 방역진지에 파공을 내게 된다는 것을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신문은 다른 기사에서는 말단 교사부터 교장까지 나서 매일 아침 학생 기숙사와 교실의 방역상태를 점검하는 평안남도 보건직업기술학교와 비상방역 강화 차원에서 공장폐수 정화장을 다시 건설한 대동강고려약공장을 모범사례로 소개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성·중앙기관들이 중앙비상방역 부문에서 하달되는 지시를 단위 일군들과 종업원들 속에 빠짐없이 전달하고 있다”면서 특히 봄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해 각 농촌으로 지원 나간 대규모 인력들이 “해당 지역에서 방역규정을 엄수하도록 조직정치 사업과 장악지도 사업을 짜고들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공개적으로는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2년 넘게 강력한 봉쇄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운행 재개한 북·중 간 화물열차도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다시 중단했다. 봉쇄로 인한 경제 타격보다는 체제 수호를 더 중시하기 때문에 백신 지원 수용에도 소극적이다. 북한은 지난해 코백스(COVAX)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00만회분을 배정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올해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8만8800회분과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의 코보백스 25만2000회분을 받지 않아 공급이 전량 취소됐다.

최근 북한은 열병 확산 조짐에 일시적으로 외출금지령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보 당국은 코로나19로 의심되지만, 장티푸스 등 수인성 질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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