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이' 김지영 "OTT 범람하며 배우들에게 기회多, 그렇지만 나는 아니었다"[SS인터뷰]

황혜정 2022. 5. 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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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범람하면서 작품 물량이 많아졌다. 배우들한테 기회가 많아졌지만 내 입장에선 그렇지 않았다. 나는 사람들에게 너무 오래해온 ‘유물’ 같은 존재다. 나만의 새로운 색깔을 추구하고 싶어하는 젊은 감독들에게 김지영이 어떻게 하면 새로우면서도 나만의 무기를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한다. 뭔가 새롭진 않지만, 만날 때마다 ‘날’것이 있는, 신선도가 있는 배우이고 싶다.”

최근 화상으로 만난 배우 김지영(47)은 고민이 많아보였다. 1995년 데뷔해 어느덧 경력 27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이지만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배우였다. 그는 인터뷰장에서 연기와 배우 생활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김지영은 “오래 연기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한다. 한 분기만 지나면 쫒아갈 수가 없더라. 어느 순간부터 나를 관객이나 시청자 입장으로 보다보니 더 이상 ‘지루한 배우’ 김지영이 연기를 하면 안 되겠더라”며 “지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항상 깨어있고, 세상의 호흡을 발 빠르게 쫓아가야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도 내가 사랑하는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감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괴이’는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스릴러다. ‘돼지의 왕’으로 유명한 연상호 감독이 극본을 맡았다. 배우 구교환, 신현빈, 곽동연, 남다름 등이 출연한 가운데 김지영은 아들 한도경(남다름 분)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양군 파출소장 한석희 역을 맡았다.

그는 “실제로 아이가 중학생이고 한창 사춘기다. 서로 너무 사랑해서 더 아픈 고리를 표현했다. 남다름도 아역부터 하면서 쌓인 감정들이 있었을 거다. 첫 리허설할 때 마지막 감정까지 쭉 맞춰봤다. 내가 아파하면서 ‘엄마야 이리와’하는데 엉엉 울더라. 아역 시절 부터 어머니와 함께 다니면서 잘 못했던 기억이 떠올랐던 것 같다. 한동안 어깨에 걸쳐놓고 괜찮다고 토닥였다. 그렇게 살아왔던 모자의 관계가 잘 드러났던 것 같다”고 전했다.

조금은 답답할 수도 있는 한석희 역을 맡은 김지영은 “답답한 캐릭터는 맞다. 사람들이 경찰에 대해 기대하는 게 있지만 새로운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모르지 않나. 또 경찰이기 이전에 엄마이니까 스스로가 답답하고 무섭기도 했다. 오히려 그래서 재미있기도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지만 내릴 수 있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답답하지는 않았다. 경찰이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믿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직무 유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함께한 구교환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극중 한석희는 아들 한도경을 구하기 위해 정기훈(구교환 분)과 함께 진양군청으로 향한다. 아들과 아내를 구하기 위해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까마귀 떼에게 공격을 당하는 등 여러 고난을 함께 겪는다.

김지영은 “까마귀 떼가 나오는 신을 2주 정도 되게 오래 찍었다. 구교환 씨랑 차를 타면서 시작된 로드무비가 스펙터클하고 재밌었다. 뛰는 것도 정말 많이 뛰었다. 케미가 좋았다. 교환 씨가 성격도 좋고 배려심도 깊다. 현장에서 잘 웃겨 주는 편이다. 정말 재밌게 찍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차 위에 올라가서 문양을 막 그리는 신이었는데 그걸 보고 반했다. 차 안에서 그 모습을 보는데 ‘이 친구 정말 멋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연기를 해야 하는데 구교환만 바라보게 돼더라”며 “매력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잘생긴 줄은 몰랐다. 정말 멋있다”고 감탄했다.

구교환 역시 김지영과의 케미를 ‘10년지기’로 표현하기도 했다. 김지영은 “구교환은 ‘잇 아이템’(it item)이다. 꼭 갖고 싶다”며 “이 케미가 식기 전에 뭔가 다른 작품을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처음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구교환의 에너지가 정말 좋았다”고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배우로서 소박한 바람은 ‘괴이’가 김지영의 필모그래피 중에 늘 새롭게 도전하는 한 걸음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내 발걸음 하나 하나가 의미가 있고 신중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t16@sportsseoul.com

사진 |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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