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릉 아파트' 입주 준비에..문화재청, 준공 유보 신청

홍현기 2022. 5. 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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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에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이 준공을 준비하자 문화재청이 이들 아파트의 입주를 유보하기 위한 행정 조정을 신청했다.

문화재청은 조선 왕릉인 김포 장릉 인근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에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이 준공을 위한 사용검사 신청을 준비하자 준공 처리를 유보하기 위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서구를 상대로 조정 신청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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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위원회에 조정 신청..구청에 "의견 달라" 공문
김포 장릉 사이로 보이는 신축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에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이 준공을 준비하자 문화재청이 이들 아파트의 입주를 유보하기 위한 행정 조정을 신청했다.

9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최근 국무총리실 소속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행정조정 신청을 했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사무 처리에 이견이 있을 때 이를 협의·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국무총리실 소속 위원회다.

문화재청은 조선 왕릉인 김포 장릉 인근 인천시 서구 검단신도시에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이 준공을 위한 사용검사 신청을 준비하자 준공 처리를 유보하기 위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서구를 상대로 조정 신청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포 장릉 인근에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 대광이엔씨(시공 대광건영)·제이에스글로벌(시공 금성백조)·대방건설(시공사 동일)은 조만간 서구에 사용검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들 건설사는 아파트 사업계획 승인을 받을 때 각각 올해 6∼9월 사용 검사 신청을 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일부는 신청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광이엔씨는 이달 31일부터 올해 9월 14일까지 아파트 입주를 진행한다고 입주예정자들에게 안내하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앞서 서구에 이들 건설사의 아파트와 관련한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사용검사 처리를 보류해야 한다는 공문을 보냈으나 검토하겠다는 답변만 받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면 소유권 등 법률관계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며 "앞서 서구에 사용검사 처리를 유보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던 것과 같은 취지로 행정 조정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문화재청의 행정협의조정 신청을 받고 인천시 서구에 관련 의견을 제출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서구 관계자는 "조정이 접수됐으니 필요하면 의견을 내라는 공문이 와서 살펴보고 있다"며 "아직 의견을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 관계자는 "앞으로 해당 안건을 위원회에 실제로 상정하고 심의를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앞서 이들 건설사가 짓고 있는 검단신도시 3천400여세대 규모 아파트 44동 중 19개 동의 공사를 중지하라고 명령했으나 법원이 건설사들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공사는 재개됐고, 현재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은 이들 건설사가 조선 왕릉인 김포 장릉 반경 500m 안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서 지난 2019년부터 높이 20m 이상의 아파트를 지으면서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9월 건설사 3곳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현재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김포 장릉은 조선 인조의 아버지인 추존왕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가 묻힌 무덤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 왕릉에 포함돼 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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