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익수볼'에 녹아든 황인범, "FC서울의 축구는 세련된 축구"

김환 기자 2022. 5. 9. 06: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포투=김환(상암)]


후반에 투입되자 확실히 흐름이 바뀌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이 후반 투입후 정교한 킥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했고, FC서울의 승리를 이끌었다. 황인범은 '익수볼'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었고, 100%의 컨디션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FC서울은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1라운드에서 수원FC에게 3-1로 승리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한 서울은 승점 3점을 획득하며 리그 7위로 올라섰고, 5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게 됐다.


안익수 감독의 서울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 이번 시즌 서울은 후방부터 빌드업을 시도하며 경기를 풀어가는 ‘패스 축구’를 펼치고 있고,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기성용, 오스마르, 팔로세비치, 나상호, 조영욱 등 클래스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익수볼'을 완성시키고 있다.


화룡점정. '익수볼'에 가장 잘 어울리는 미드필더 황인범이 가세하면서 완성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황인범은 이번 수원FC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남다른 클래스를 보여주며 경기의 흐름을 바꿨고, 국가대표의 품격을 증명했다.


인터뷰 스킬도 훌륭했다. 자신의 생각을 거침 없이 풀어냈고, 때로는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특히 황인범은 서울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했다.


[FC서울 황인범 인터뷰 전문]


Q. 승리 소감


전반전을 벤치에서 지켜보며 경기력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골이 터지지 않아서 선수들이 급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후반전에는 차분하게 해가다 보면 기회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전방에 득점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믿었다. 많은 팬분들이 경기장을 방문해 주셨는데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고, 팬들 앞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홈에서 데뷔전을 치렀는데, 감흥이 어떤지?


홈 데뷔전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전반전은 운도 좋았고, 상대를 괴롭힐 기회도 있었다. 공간이 많이 생겨서 그 공간들을 잘 이용할 수도 있었다. 서울의 앰블럼을 달고 있는 모든 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다음 경기도 홈에서 열리는 만큼 승점 3점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팬들을 위해 경기를 하고 싶다. 팀의 분위기도 상당히 올라온 상태이기 때문에 어느 팀과 경기를 하더라도 승점 3점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세 번째 골이 약속된 플레이였는지?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선수들에게 자리만 정해주고 선수들이 상황에 맞게 대처를 한다. 사실 세 번째 득점 장면에서 내가 한 일은 패스를 준 것뿐이다. (기)성용이 형과 (나)상호가 잘했다. (윤)종규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에게 미루는 것보다 과감한 슈팅을 선택했다.


종규도 경기에 집중을 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 점은 선배로서 칭찬하고 싶다. 매 경기, 매 순간 모든 선수들이 이와 같은 집중력을 발휘해주면 좋겠고, 그래야 강팀이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팀으로서 이긴 경기다. 그런 패턴 플레이들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는 것이 선수로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윤종규의 득점에 놀랐는지?


솔직히 조금 놀랐다. 종규가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종규의 과감한 슈팅은 우리 선수들이 가져야 할 마인드다. 많은 팀들이 서울을 상대로 물러서서 경기를 한다. 오늘 수원FC는 한 명이 빠졌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공간이 생길 때마다 슈팅을 시도해야 수비 블록이 올라오고, 그 때 생기는 공간을 또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과감한 슈팅이 필요하다. 종규의 득점은 우리가 경기를 더욱 쉽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해줬다. 정말 멋진 슈팅이었다.


Q. 경기에 투입된 이후 흐름이 바뀐 것 같았다. 안익수 감독이 특별한 지시를 내렸는지? 그리고 언제쯤 몸 상태가 100%로 올라올 수 있는지?


따로 지시를 하시지는 않았고, 횡적인 움직임을 요구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선수로서 감독님의 지시들을 캐치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고, 그래야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축구는 어느 팀보다 세련된 축구다. 오늘처럼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면 찬사가 쏟아질 것이다.


전방으로 공을 보내고 세컨볼을 노리는 축구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지만, 우리가 하는 축구처럼 좋은 축구를 계속 해줘야 어린 선수들도 해외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함께하는 시간이 짧더라도 계속해서 우리가 좋은 축구를 해줘야 한다.


선발 여부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선발 문제는 감독님의 권한이다. 오늘은 지난 전북전에 비해 경기를 덜 소화했지만 경기장 밖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복귀 이후 몸 상태를 올리는 것이 선수로서 쉬운 일은 아니다. 구단 차원에서 잘 관리를 받고 있다. 나는 선발로 출전하든, 교체로 출전하든, 아예 출전하지 않든 팀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만 있다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 팀이 좋은 경기력과 함께 결과까지 가져오는 강한 팀이 되면 좋겠다.


Q. 오랜만에 K리그에 복귀했다. 전에 뛰었을 때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는지?


선수들과 팬들이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느낀다. K리그 복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었고, 내가 가진 장점들이 팀에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복귀를 선택했다. 내가 어린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영향력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 어린 선수들이 지금까지 그런 부분들을 잘 받아들이고 있고,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상대팀의 전술이 어떻든지 우리가 지금 추구하는 전술을 바탕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K리그가 전체적으로 발전했지만 서울이 앞장서서 리그의 발전을 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6월에 A매치가 4경기가 있고, 강팀들을 만날 예정이다. 기대하는 점이 있는지?


일단 소집 명단이 나와야 내가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국가대표팀은 아무나 가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몸상태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고, 구단의 관리를 받으며 끌어 올리는 중이다. 구단에서 해주는 관리에 만족한다.


당장은 대표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5월에 있는 많은 경기, 그 중에서도 적어도 홈에서 열리는 경기에서는 승점 3점을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과 최대한 좋은 그림을 만들고 싶고, 대표팀은 명단이 발표된 뒤에 생각해야 한다. 올해는 대표팀에게도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내가 대표팀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명단이 나오고 난 뒤에 할 수 있을 것 같다.


Q. 기성용 선수와 다시 같이 뛰게 된 소감은 어떤지?


너무 좋다. 어릴 때부터 우상이라고 생각했던 선수들이 성용이형, (구)자철이형, (이)청용이형이다. 2018년도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팀에서 만나 많은 경기들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같이 생활을 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추억이었고, 그 기간 속에서 성용이형에게 최대한 많은 것들을 빼내기 위해 노력했다.


클럽팀에서 만난 것과 국가대표팀에서 만난 것은 다르다. 여전히 성용이형이 우리나라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선수와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나만이 아니라 서울의 어린 선수들이 성용이형과 함께 하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질 않길 바란다. 최대한 많은 것들을 배워야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늘고 팀이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예전의 서울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선수들 중에는 중요하지 않은 선수가 없다. 분명 그 친구들에게도 기회가 갈 것이고, 그 친구들이 기회가 왔을 때 보란듯이 잡기를 바란다.


사진=장승하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