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가른 9번홀 '투 그린 습격사건'
완전히 벗어나서 쳐야 하는데 발 일부 걸치고 쳐 2벌타 받아
8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GS 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
대한골프협회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이 대회에서 4타 차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김비오(32)는 버디 1개, 보기 2개로 1타를 잃었지만, 합계 9언더파 275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조민규(34)를 2타 차로 제쳤다.
2012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김비오는 10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올라 상금 3억원과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5년 시드를 받았다.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한 선수는 최상호(1991·2005년), 박남신(1993·1996년), 김경태(2007·2011년), 박상현(2016·2018년), 이태희(2019·2020년)에 이어 김비오(2012년·2022년)까지 단 6명뿐이다. 세 번 우승한 선수는 아직 없다. 반면 일본에서 주로 활동해온 조민규는 이 대회에서 통산 세 번째 준우승(2011·2020·2022년)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겼다. 2위 상금은 1억2000만원이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둘은 엎치락뒤치락했다. 8번 홀까지 김비오가 조민규에게 1타 앞서 있었다. 하지만 9번 홀(파5)에서 예기치 않은 벌타로 희비가 엇갈렸다.
대회장인 남서울 컨트리클럽은 홀당 그린이 두 개 있고, 그중 하나를 사용하는 ‘투 그린’ 시스템이다. 이날 9번 홀은 왼쪽 그린을 사용했는데, 조민규의 두 번째 샷이 사용하지 않는 오른쪽 그린 프린지에 올라갔다. 골프 규칙에 따르면 대회 때 사용하지 않는 그린과 현재 경기하는 홀이 아닌 다른 홀 그린을 ‘잘못된 그린(wrong green)’으로 규정하는데, 이곳에 공이 올라가거나 스탠스가 걸리면 반드시 그린 밖으로 빠져나와 드롭해서 쳐야 한다. 이 경우 벌타는 없다. 만약 규정을 어겨 공이 그린에 놓여있거나, 스탠스가 그린에 걸린 상태에서 그대로 치면 2벌타를 받는다.
조민규의 경우 그린 프린지는 그린이 아니어서 공을 치는 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잘못된 그린’에 발을 디딘 채 세 번째 샷을 했다. 9번 홀에서 조민규는 파, 김비오는 버디를 잡아 2타 차가 됐지만, 조민규의 규칙 위반 사실을 모니터로 확인한 대한골프협회가 11번 홀(파3) 티샷을 막 마친 조민규에게 규정 위반 사실을 알리고 2벌타를 부과했다. 김비오와 조민규의 타수 차이가 순식간에 4타로 벌어졌다. 경기 초반 3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한때 공동 선두에 오르기도 했던 조민규는 맥이 풀렸는지 남은 홀에서 더 추격하지 못했다.
조민규가 2벌타를 받은 이 규정은 2019년에 개정됐다. 2018년까지는 사용하지 않는 그린에 발을 디딘 채 공을 쳐도 공만 그린 밖에 있으면 벌타를 받지 않았다.
김비오도 마지막 18번 홀(파4) 두 번째 샷에서 사용하지 않는 그린에 공이 올라갔으나 그린 밖으로 공을 옮겨 놓고 세 번째 샷을 했다.
부모님과 아내, 두 딸의 축하를 받은 김비오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함께 있는 주에 3대가 함께 우승 축하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감회에 젖었다. 김비오는 자신의 프로 두 번째 우승을 2012년 이 대회에서 거두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했다가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2019년 대구경북오픈에서 손가락 욕 사건으로 3년 출전 정지를 받기도 했다. 당시 징계는 6개월로 경감됐다. 김비오는 지난해 11월 KPGA 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6개월 만에 통산 7승째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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