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명분 없는 이재명의 보선 출마, 국민 우롱하는 처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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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어제 국회의원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후보로 나섰던 거물 정치인이 패배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국회의원 선거에 나선 것이 전에 없는 일이거니와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전 지사가 "전국의 지방선거 후보들을 도우려면 당선 안정권인 계양을 출마가 불가피했다"는 논리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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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 전 지사는 “저의 출마를 막으려는 국민의힘 측의 과도한 비방과 억지 공격도 결단의 한 요인임을 부인하지 않겠다”면서 “상대가 원치 않는 때, 장소, 방법으로 싸우는 것이 이기는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고는 “자신이 처할 정치적 위험과 상대의 음해적 억지 공세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것이 정치의 정도라고 배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공격은 그렇더라도 상대가 원치 않는 때와 장소, 방법을 동원해 싸우는 것이 ‘정치의 정도’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 그에게 대선 패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이 전 지사는 연고지인 분당갑에서도 보선이 치러지는데 아무 연고도 없는 계양을 지역을 택했다. 인천 계양을은 대부분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유권자 14만여 명의 작은 선거구다. 민주당은 이 전 지사가 “전국의 지방선거 후보들을 도우려면 당선 안정권인 계양을 출마가 불가피했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후보가 된 뒤 지역구는 팽개치고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에만 나선다면 계양을 유권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야말로 유권자를 무시하는 태도다.
이 전 지사는 대장동 개발, 법인카드 유용, 성남FC 후원금 등 대선 기간 불거진 여러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그런 그가 정치활동을 재개한다면 국민들에게는 뭐라 설명하겠나. 명분 없는 ‘방탄용 출마’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검수완박’ 폭주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비난도 뒤따를 것이다. 이 전 지사는 설사 당의 전략적 결정이었더라도 출마를 고사했어야 마땅하다. 정치를 희화화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는 정치 경쟁력만 갉아먹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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